봄을 기다리며, 멘델스존

Andante & Allegro Brillante, Op. 92

by 에리카
image.png 멘델스존의 무언가 빈티지 악보


저는 '봄'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곡가는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입니다. 아마도 그의 피아노 소품집 <무언가(Songs Without Words)> 중 '봄의 노래(Spring Song)'가 워낙 유명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의 작품에 스며들어있는 봄의 햇살 같은 따스함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대 손꼽히는 은행가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다른 많은 예술가들이 겪었던 지독한 가난이나 삶의 거친 풍파 없이 온전히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음악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배경 덕분에 멘델스존의 음악에는 그늘 없는 따뜻함, 그리고 섬세함과 눈부신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찬란한 재능을 꽃피웠던 멘델스존은 38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유독 눈부시게 빛났지만 그만큼 일찍 저물어버린 그의 생애는 기나긴 겨울 끝에 이제 드디어 찾아왔나 싶으면 어느새 아쉬움 속에 훌쩍 떠나버리고 마는 찰나의 봄날을 꼭 닮아 있습니다.


오늘 함께 들어볼 <안단테와 알레그로 브릴란테 (Andante & Allegro Brillante, Op. 92)>는 이러한 멘델스존의 매력이 빛을 발하는 피아노 듀오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먼저 부드럽고 서정적인 '안단테(Andante)'로 시작하여 마치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평화롭고 유려한 선율을 노래합니다. 이후 분위기가 반전되며 화려한 '알레그로 브릴란테(Allegro Brillante)'로 이어지는데 여기에서는 만물이 생동하는 봄의 벅찬 에너지와 환희가 폭발하듯 쏟아집니다. 두 명의 연주자가 하나의 건반 위에서 긴밀하게 호흡을 맞추며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테크닉과 풍성한 울림은 짧지만 강렬하게 피어나는 봄의 생명력을 여러분들에게 온전히 전달해 줄 것입니다.



(대문사진 - 꽃피는 아몬드 나무 Almond Blossom by Vincent van Gogh)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