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1번 중 3번 '눈물'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1번 Sergei Rachmaninoff Suite No. 1 for Two Pianos, Op. 5 중 3번 '눈물 Tears'을 들어보려 합니다. 제가 왜 이 곡을 골랐는지는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요.
미국의 이란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슬람혁명수비대 시설이 밀집된 구역의 한 초등학교에 미사일이 떨어졌습니다. 이 비극으로 수많은 어린 여학생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졸지에 아이를 잃은 부모는 울부짖고, 구조대는 혹시 모를 생존자를 찾기 위해 맨손으로 건물의 잔해를 뒤집니다. 엉망이 된 아이들의 책가방이 바닥에 나뒹구는 광경은 참혹하기만 합니다. 인간의 욕망과 자본, 그리고 잘못된 신념이 만들어낸 무서운 전쟁에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 희생되었고, 그 가족들은 형용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를 지닌 채 남은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라흐마니노프는 이 모음곡을 작곡할 때, 각 악장마다 영감을 받은 시를 한 편씩 짝지어 그 정서를 음악으로 그렸습니다. 이 세 번째 곡은 표도르 튜체프의 시, '인간의 눈물이여, 오 인간의 눈물이여'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눈물이여, 오 인간의 눈물이여,
그대는 이른 아침에도, 늦은 밤에도 흐르는구나...
아무도 모르게 흐르고, 보이지 않게 흐르며,
다함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이 흐르는구나 —
그대는 마치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흐르는구나,
아무도 없는 깊은 가을, 그 어두운 밤에.
곡은 Bb - A - G - Eb, 끊임없이 하행하는 네 개의 음이 반복되며 시작됩니다. 이 모티브는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 같기도 하고 러시아 정교회의 장례식에서 죽음을 고하며 울려 퍼지는 무거운 종소리와 같기도 합니다. 고요한 흐느낌으로 시작된 음악은 중반에 이르면 두 대의 피아노가 폭발하듯 울부짖습니다. 이것은 지금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아이들의 부모와 가족의 울부짖음이며, 이 비극에 분노하고 함께 눈물짓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오늘 함께 들은 연주는 2014년 5월 13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쇼팽 협주곡 전곡 연주회의 앙코르 연주입니다. 당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모든 영혼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연주자들이 준비한 곡이지요. 지금도 가슴 속에 멈추지 않는 눈물이 흐르고 있을 모든 희생자 가족분들을 위해 함께 애도합니다. 제발, 이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희생된 아이들의 명복을 빕니다.
* 케테 콜비츠(Käthe Kollwitz, 1867~1945) - 독일의 판화가이자 조각가.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아들과 손자를 모두 전쟁으로 잃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그녀의 둘째 아들 페터가 자원입대했으나, 참전 불과 10일 만에 벨기에 전선에서 전사했다. 이어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전사한 아들의 이름을 딴 손자 페터마저 러시아 전선에서 목숨을 잃었다. 빈곤층의 참상에 천착하던 그녀는 아들을 잃고 난 뒤, 전쟁이 남긴 끔찍한 상처와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절망, 그리고 반전의 메시지를 거친 흑백의 목판화와 조각으로 평생에 걸쳐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