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

by 제제파파

길어질 것으로만 예상되었던 장마가,

예상과는 달리 빠르게 막을 내렸고,

한밤에도 쉽사리 잠들지 못하게 하는

무더운 진짜 여름이 시작되었다.


삐질삐질 흐르는 땀방울이 뭐 대수냐 하며

일을 하고, 산책을 하고, 운동을 했다.


쉬는 날, 일하는 날,

크게 벗어나는 무언가를 하지 않고,

또 정해진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는 강박처럼,

늘 주어지는 숙제와 같이 할 일들을 끝마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날 처음 보는 사람은 운동신경이 좋다고 하지만, 난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 몸치였다는 거.

강아지를 잘 키웠다 생각하지만, 내가 하는 거라고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한다는 거.

일에 열정이 있어 대학원에 간다 했지만, 단순히 인정받고 싶었다는 거.


내 인생의 시작점은 늘 남들보다 뒤에 있었고, 기회도, 자격도, 심지어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가산점을 가진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그 불공평함을 탓하진 않았다.

누군가도 날 보며 이러한 상대적인 불공정함을 논할 수 있다고 보니까.

수긍하고, 인정해 버리면, 적어도 실패의 원인을 남 탓으로 하진 않을 테니까.


그래서 머리도, 체력도, 성격도 좋지 않은 내가 남만큼 하기 위해서는 계속 무언가를 해야 했다.


"꾸준함"


그게 내가 가진 가장 큰 무기였다.

그 안에는 성실, 책임, 지혜가 담겨 있었다.


오늘처럼 더운 날에도 산책을 나가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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