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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Mar 27. 2022

4월 전시

4월이 온다.

4월에는 아주 멋진 그림책 작가의 전시가 박물관에서 열린다.

일반 그림책 전시는 원화를 보여주고 작가와 북콘서트를 주로 한다.

하지만 우리는 박물관이라 작가가 책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려 한다.

얼마 전 아침 일찍 충청남도 어느 바닷가도 가깝고 들도 있고 산도 있는 웅천에 갔다.

부관장님과 나 학예실장님, 영상감독 4명이서 꼬불꼬불 시골길을 타고 올라 작가의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작업실로 향했다.

작가의 작업실은 햇빛이 잘 드는 언덕 위에 있고 사방이 큰 유리창으로 만들어져서 밖의 풍경이 다 보였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11년 동안 그린 그림책, 요즘 그리는 평화를 위한 그림책, 작가의 작품은 제목만 들어도 감탄사가 나오는 작품이다.

러프 스케치부터 콘티, 작가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나도 그림을 그리기 위해 그림같이 살아야 하는데....

작가는 도시에서 살다가 작품을 위해 시골로 이사 갔고

장날 구한 닭을 키우며 작품을 리얼하게 그리기 위해 달걀도 직접 품어보고 병아리도 안아보고 각종 채소도 직접 기르며(농사의 개념이 아닌 특성을 알기 위한 텃밭 가꾸기?) 살았다.

작가의 그림은 힘이 넘치고 생동감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장감이 쩐다.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내 작품을 보며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현실을 생각했다.


인터뷰 도중 길냥이가 햇볕에 누워 있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내 앞에 나타났다.

입에는 검은 물체가 빨간 손을 흔들며 움직이고 있었다.

'어~ 두더지?'

그리고 고양이는 나를 한번 새침하게 쳐다보고 사라졌다.

순간 스케치를 하고 싶었다.

작가가 말을 했다.

은혜를 갚는 거라고 길냥이에게 먹이를 주고 관심을 가져주니 농사에 도움이 되라고 저런다고...


집에 오는 길은 혼자였다.

난 예전 학창 시절 과거 MT의 추억이 절로 났다.

기타 메고 여학생들 앞에서 괜히 멋진 척하면서 노래 부르고 삶은 계란에 환타를 마셨던 기억이 있다. 그 장항선 무궁화호를 탔다.

다른 분들은 올 때 타고 온 차를 타고 올라갔다.

대천의 앞바다를 기차에서 바라보고 봄맞이하는 들녘을 보며 그림에 대한 깊은 고민을 했다.

정답은 없다.

나는 현실에서 가장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상황에 맞게 열심히,...


전시가 빨리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부분을 작가에게 배울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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