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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Nov 23. 2022

산타와의 만남

첫 번째 산타

'점점점'이라는 아우야요의 두 번째 그림책이 출간이 되었다.

반응이 좋은 건지는 모르지만 인플루언서 몇 분이 나에게 줌(ZOOM)으로 북콘서트 아니 북 토크를 하자고 제의를 하였다.

나 같은 신인작가가 유명한 분들과 함께 하는 게 겁도 났다. 어떻게 그림책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이 궁금하고 책에서 말하고 싶은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점점점'은 글 없는 그림책이다. 그래서 작가의 생각이 더 궁금할까? 아니면 그림책 작가가 되는 과정이 궁금할까? 일단 12월에 두 번의 토크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그 과정을 PPT 만들기 전에 일단 적어보았다.




처음으로 돈을 받고 상업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회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우연찮게 꾸미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마침 꾸며진 내 그림을 본 어느 출판사 편집장님께서 나를 찾았고, 인연이 되어 출판사에서 발간할 책에 삽화를 그리게 되었다.

그 이후 난 가끔 여러 출판사와 많은 건수는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당시에 내가 그린 그림은 에세이나 소설의 한 두 컷 정도의 삽화에 쓰였다.

언젠가였다. 사실 작가는 자기 그림이 부각되기를 원한다. 마침 어떤 출판사의 책에 삽화를 몇 장 그리기로 했는데(신인이라 워낙 그림 고료가 쌌다.) 내 그림을 너무나도 이쁘지 않게 편집해서 책이 나왔다.

그 후 난 스스로 공부하여 내 그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편집디자이너가 되었다.

아이와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아동 잡지사의 디자이너를 원했고 취직하여 열심히 배워나갔다. 아동잡지는 나에게 새로운 꿈을 선물하였다. 언젠가 동화작가가 될 수 있을까?

꿈은 꿈일 뿐이었다. 말도 안 되는 꿈이었다. 디자이너의 생활은 야근의 연장이었다. 동화작가에 대한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도 어떻게 하는지도 고민하지 못하고 그냥 염원만 있을 뿐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난 경험이 쌓이면서 좀 더 큰 교육회사에 입사를 하였다.

유아 초등 영역에서 내가 직접 그림작가들을 섭외하고 그들의 작품을 편집하고 레이아웃 잡으며 디자인을 하였다. 난 그들의 그림 그리는 스타일이나 다양한 느낌, 그리고 지금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니 엄마들이 좋아하는 그림이 무엇인지 찾고 작가를 섭외하고 하면서 디자인 기획자로써 디자이너로써 내 역량을 키워나깄다.

몇 년이 지나 난 자신감보다는 교만함에 내가 마치 작가들을 부리는 것이 대단한 양 굴었다. 그리고 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이때부터 나의 도전과 시련(?)이 시작되었다.

친구 사무실 구석에 작업공간을 채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혼자 상상하기를 무척 좋아해서 머릿속에 많은 이야기들을 저장하였다. 그리고 핸드폰의 발달로 인한 내 머릿속 이야기는 핸드폰에 메모가 되기 시작했다.

난 메모된 나의 스마트기기를 보며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난 내가 그림을 잘 그리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동안 배운 레이아웃이나 디자인적인 요소들로 인해 그림책 만드는 게 쉬운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어렵다. 난 1년을 헤맸다.

그리고 뼈저리게 생활고를.....


정말 열심히 그렸다. 하지만 평가는 박했다. 현실이기 때문이다.

교육회사에서 살았던 나는 그림책에 교육적인 요소가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나쁘다기보다 더 내 이야기를 만드는데 어려웠다.

1년 동안 난 "뽀뽀뽀뽀" "내가 누구일까요?" "우리가 손잡으면" "겨울이야기" "뛰자, 뛰자!" "점점점" 등의 초기 그림책을 완성했다.


그리고 난 두렵지만 용기를 내어 박물관에 우연찮게 취직을 하게 되었다. 박물관에서의 일은 나에게 또 다른 변화를 주었다. 박물관은 이직이 아닌 나에게 전직이었다.

틀에 짜인 디자인이 아닌 생동감이 넘치는 자유로운 디자인이 시작되었다. 그림을 그리는 감각에 시각적인 요소가 나에게 선물로 주어졌다. 눈썰미도 있어야 하고 공간감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다.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만난 예술가들은 나에게 완성도와 작품에 대한 애착에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난 첫 번째 산타를 만났다.

그 산타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첫 번째 출판사에 나를 소개해주었다.

12월의 어느 날 선배님께서 운영하는 서점에 놀러 가게 되었다. 사실 선배님이라 하지만 그분은 날 잘 모른다. 북콘서트가 진행되고 있었고 자연스레 북콘서트를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침 그곳에 북콘서트를 주최한 출판사의 대표와 인사를 하게 되었고 내가 습작한 그림책을 보여줄 기회가 생겼다.

사실 교육회사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동화책이나 그림책 만드는 출판사를 전혀 모른다. 만나는 방법도 어떻게 투고하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출판사에 처음으로 그림을 보여줄 기회가 생긴 것이다.

출판사 대표께서는 그림책 출판사 대표를 소개해주셨고 난 이야기가 잘되어서 첫 번째 책인 '우리가 손잡으면'이 나오게 되었다.

'우리가 손잡으면'은 출판사에서 철학 그림책이라고 홍보를 했다.

작은 벽돌에서 시작된 여행은 우주까지 확장되었다.

잘 나가는 회사를 다니던 시절, 높은 건물의 높은 층에서 일하던 나는 엘리베이터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하철보다 더 많은 사람이 타고 내리는 가운데 같은 회사 동료이지만 서로 모르는 사람들과의 과한 밀착은 숨이 막히도록 힘들었다.

점점점 시간이 지났다. 점점점 그 밀착은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 밀착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우성 거리는 우리의 모습에서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보았다. '서로가 손잡으면... 시너지... 좋겠다....'는 생각에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그 후 보완하고 이야기를 구성하고 하면서 '우리가 손잡으면' 이야기를 만들었다.

마침내 출간이 되었다.

그리고 손잡으면 안 되는 코로나의 시대가 왔다. 힘들었다. 많은 분들이 손잡으면 안 되는 시기에 손잡으라는 책이 나왔다고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내용이 그 내용이 아닌데...


며칠 후에 '점점점'이 나오게 된 계기에 대해 적어보겠다.


점점점 신간그림책과 함께 우리가 손잡으면 그림책을 같이들고 싸인받으러 오신다


우리가 손답으면 그림책은 지금 1쇄 완판! 2쇄 판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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