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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Feb 04. 2023

마스크를 벗는다.

새해가 밝았다.

그것도 2번의 새해가....

그런데 난 지금 전 세계에서 제일 바쁘다.

새해 초에는 박물관의 모든 교육에 대한 기획이 이루어진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기획을 미루고 미뤘다.

그랬더니 일 폭탄이다. 완전 일이 '펑'하니 터졌다.

인문학 강좌와 각종 강좌가 문화서비스로 박물관에 매달 이루어진다. 기본 포스터부터 각종 광고용 디자인까지, 특히 신문광고와 스탬프, 왜 지난해 연말에 일을 미루었을까?

한 주를 코로나 감염으로 쉬고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뤘던 일을 했다. 아니 작업을, 아니 노동을 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모든 일을 마칠 수 있는데....

학예실 개편으로 인해 지금 현재 하는 전시에 대한 디자인 마무리를 맡게 되었다.

하면 되긴 하는데 예술감독님이 걱정하셨다. 그냥 하면 되는데... 어차피 일복이 많은거라 생각했다.

일복은 작년이나 올해나 내년이나 전 직장이나 현직장이나 미래직장이나 넘치고 넘치고 넘친다.


주말 오후 박물관 입구에 앉아있었다.

10여 명 되는 무리의 내방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들어온다.

순간 나도 모르게 마스크를 만지작거리며 그분들이 나에게 말을 걸까 봐 뒤로 빠졌다.

코로나에서 벗어나 마스크 쓰는 의무를 권고로 바뀐 요즘.... 아직 어색해서 그런지 살짝 무섭다.

도서관에서도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벗고 책을 읽는다. 박물관 구석구석에 있는 오브제 의자에 앉아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벗고 환희 웃으며 대화를 한다.

마스크를 벗은 봉사자와 인사를 했다. 누군지 못 알아봤다. 그분이 웃으며 마스크를 쓰니 알아보겠다.

낯을 가리는 나는 마스크 벗은 봉사자에게 낯을 가리기 시작했다.

이 어색함이 풀리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첫 책 <우리가 손잡으면>이 나오자마자 코로나가 시작이 되었다. 길면 3년 이 기간보다 빠른 속도로 마스크 벗는 일상에 익숙해질까?

난 지금 박물관에 다시 들어가면서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다시 마스크를 쓴다.

지금은 사라진 소의문을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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