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열린 지 만으로 4년이 되었다. 나도 이 박물관에 온 지 4년이 넘었다.
이제 슬슬 질릴 때가 된 건가? 일에 의욕이 없다.
박물관의 모든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잡았다.
봉사자들 스스로 도서관을 돌볼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박물관 모든 행사에 관여하였다.
박물관 곳곳의 작품에 대해 애정을 녹였다.
빨간 벽돌 하나하나 조심히 쓰다듬었다.
내방객 한분 한분에게 미소를 전했다.
그러고보니 홈페이지도 만들었네 ㅎ
그런데 이제 기러기 병인지... 마음이 잠시 소홀하다.
다시 돌아올까?
잘 모르겠다.
이곳 박물관에 대한 갱년기....?
요즘 박물관 직원들과 술을 마셔도 예전처럼 웃으며 부어라 마시지 않는다.
소주 한두 잔 정도... 재미가 없어서? 그거랑 다른 이유 같다.
그냥 이곳에 대한 내 마음인 듯하다.
기획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기획도 안 한다.
단지 도서관프로그램만...
그냥 전체적인 의욕이 없나? 요즘 그림책 만드는 것도 스토리 짜는 것도 힘들다.
봄 타나 보다....
모르겠다.
얼마 전 건강검진에 우울증상이 살짝 보인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정말 밝고 장난기 많고 개구지며 잘 웃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원인을 치료해야 하는데...
내 어깨에 놓인 짐이 많은가?
요즘 박물관의 벽돌 하나하나를 닦는다.
진입광장에 시설팀 분들이 이동식 사다리를 이용해 물청소를 하셨다.
뒤에 서서 그림을 그렸다.
시설팀 주임님께서 자신을 잘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잘 그려드리겠다고 하고 이렇게 안 보이게 그렸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