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by 아우야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

그림책작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정말 딱 12개월을 친구 사무실 구석자리를 빌려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매일 이야기를 그리던 시절이 있었어. 이 이후에 다시 회사에 들어갔지만...

이때 <우리가 손잡으면>, <Muah, muah!> 지금 아마존 킨들로 판매되고 있는 <Winter story> 그 밖의 아우야요 그림책의 기초가 만들어졌어.

혼자 만들고 혼자 좋아하던 시절 어떻게 해야 출판사를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방법을 몰라 좌절을 했어. 더 이상 그림을 그리는 게 미대를 나오지 않은 나에게 비전이 있나?

선배가 찾아왔어. 사회에서 정의하는 소외된 작은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형이야. 그분들에게 뭔가 소식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잡지는 아니고 소식지라 해야 하나? 그런 것을 만들어서 배포하는 형이었어. 예산이 없어 흑백 인쇄에 면수도 적었지만 알찬 내용으로 꽉 채우려 했더라고.

난 표지를 그려주기 시작했어.

여러 해가 지나고 나이가 차기 시작한 어제, 마지막 인쇄물로 표지그림을 마무리했어.

몇 년을 그린 걸까? 따져보지 않았지. 흑백인쇄인데 난 칼라로 그림을 그린게 많았어. 혹시나 예산이 편성돼서 칼라인쇄가 될까?라는 기대도 한듯해. 역시나 그냥 흑백으로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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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그림이 아닌 새로운 이미지로 누가 봉사해 주기로 했나 봐.

어찌 되었건 오랫동안 매달 그림을 그리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나에게 꿈을 쉬지 않게 해 준 소식지였어.

회사일에 바빠서 치여 살 때도 이 소식지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고민하고 색칠하고 했으니까. 그림을 자주 그리다 보니 늘었나 봐. 그림책 작가가 되겠다는 도전도 계속되었으니...

이제 새로운 인연을 기다려 보게.

연재된 파일을 뒤지다 이 그림을 보니 참 아우야요는 손잡는 걸 좋아했나 봐.

내가 힘든 시절 잘 그리지 못해도 그림그릴 수 있는 면을 제공해 준 형이 속한 단체에 고마워.

지금 형은 그곳을 떠난 지 오래되었어. 그곳에 계신 분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지금은 아무도 몰라. 그래도 성탄 카드를 만들면 인사차 가져다 드릴까 고민 중이야.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까? 또 다른 행복하게 손 내밀어줄 분이 나타나겠지?

아우야요 손 잡아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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