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by 아우야요

친구가 큰 큰 성당의 보좌신부가 되었어.

몇 달이 지난 후 찾아가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둘이서 놀았네!!! 그런데 이 친구가 아프리카에 간다는 거야.

'갑자기 왜? 이렇게 크고 좋은 성당에서 존경받으며 살 수 있는데?' 내 눈에는 이해가 안 갔어.

맑은 물의 소중함에 대해 엄청 많은 다큐멘터리 보듯이 서로 얘기했어.

이 시대 장수의 비결이 깨끗한 물인 게 맞거든!

결론은 아프리카에 우물 파는 사업을 하고 싶대.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해주고 싶다는 거야.

난 술이 취해 말했어. "내가 많이 벌어서 우물하나 파줄게!!!"

친구는 떠나고

마음 한구석에는 우물에 대한 생각을 품고 살았어.

막연하게 돈을 한 번에 모아서 보내야지 하는 생각만 했어.

난 열심히 직장을 다녔어. 사회초년생으로 놀기 좋아하는 나는 월급으로 한 달 벌어 카드값 막기에 급급했던 시절이었지.

교구를 통해 친구의 위치를 파악할 수도 있었겠지만 '잘 살려니' 하고 어차피 그는 신부니까... 하는 생각으로 지냈는데 친구가 많이 아파서 귀국했다는 소식을 나중에 알게 되었어.

얼마 전 문자가 왔어. 나의 진짜 이름을 부르는 다정한 문자! 친구는 내가 그림책작가가 된 줄 몰라! 조만간 보려고 해. 책사서 주일학교에 나눠주라고 강요할 거야...ㅎㅎㅎㅎ

희망재단그림2.jpg

지향을 둬서 그랬을까? 아프리카에 우물 파는 NGO 단체가 기금마련을 위해 하는 전시에 우연찮게 참여하게 되었네? 혼자 하기에는 버거웠는데, 지금은 조금씩 그림 그려서 들어온 수입의 일부를 단체에 기부해!

혼자 우물 파는 건 어려워도 모여서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림에 대한 수입이 많지 않아서 창피하지만... ㅎㅎㅎ

불규칙적으로라도 기부를 시작했지.

두 번째 그림책 <점점점>이 출간이 되었을 때 단체에서 연락이 왔어!

책을 많이 샀다고 아프리카에 보내고 싶은데 사인받아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싶다는 말에 나는 휴가를 내고 다녀왔어.


요즘 띠링 띠링! 하고 인세가 들어왔다는 행복한 통장 알림음이 들려.

암튼 새해에 아프리카에 스테인리스 파이프 하나 정도는 보낼 돈이 생겼어.

나름 뿌듯하다. ㅎㅎㅎㅎ

이 그림은 NGO단체에서 후원을 모집하는 포스터를 만드는데 그림기부를 위해 그렸던 그림 중의 일부야. 완성본이 아닌 그림인데... 서랍 속에서 나왔네.

해맑게 물을 받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나 봐. 완성본 보다 난 이 그림의 미소가 더 좋아!!!


자꾸 띠링! 띠링!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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