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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May 01. 2020

재개관 준비 끝!

홈페이지 개설

 이제 곧 재개관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막바지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
박물관은 상설전시 개편과 함께 기획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난 홈페이지 개설과 소식지 창간에 힘을 쏟는다.
홈페이지는 문화와 역사 그리고 멀티미디어를 소화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요즘 매일 직원들이 모여 피드백을 주면 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 안에 소스를 입히며 협력업체에 보낸다.
참 고마운 업체를 만났다.
1년 전 나라장터에 홈페이지 만들어줄 업체를 구했다.
여러 조건이 안 맞았고 디자인도 맘에 들지 않고 하여 여러 차례 유찰이 되었다.
그러다 현재 업체를 만났다.
천사다! 하나를 기획해서 주면 3개의 아이디어를 더해서 알려준다. 그리고 무리한 요구 일수도 있는 듯한 일도 웃으며 해준다. 디자인도 이쁘고 책임감도 있고, 물론 나도 그들이 편하게 마음껏 일할 수 있게 이것저것을 잘 준비해주기도 하였다.
우리는 무조건 1주일에 한번 만나 회의를 했다. 내가 생각하는 기획과 그들의 풍부한 노하우가 더해져 실용적이며 박물관에 맞는 홈페이지로 만들어지고 있다.
박물관의 약점이라면 신생이라 경험이 많이 없다는 것이다. 그 경험 부족에 의해 좀 더 완벽한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상설전시와 모든 기획전시 그리고 여러 부족한 부분들이 좀 더 완성될 때까지 홈페이지 제작 업체가 참고 기다려 주었다.
이제 4월 말일에 홈페이지 오픈을 한다. 일반 사회에 알려지는 것이다.
관리자 교육일정도 짜야하고 홈페이지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도 짜야한다.
마지막 피드백을 만드는 회의를 했다. 일부는 듣기만 하고 일부는 적극 참여를 한다.
또한 일부는 “왜 그렇게 만들었나요? 다른 박물관과 비교는 해보았나요?” 여러 쓴소리도 하고, “저 부분 너무 좋다! 저거 내가 저렇게 만들어 달라고 했어!”라고 하면서 자신의 치적을 치켜세우기도 하고, “박물관을 모르니까... 여기는 박물관을 아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야~”라고 말만 하기도 하고, 말잔치의 향연은 모두가 잘 만들어보려고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사람인지라 많이 속상하다.
이해는 한다. 나도 내가 책임질 일이 아니었으면 관심을 가지지 않고 회의 때만 윗분들 눈치를 보며 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조언이라는 상자 안에 송곳이라는 물건을 포장하여 선물해 주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함께 만들기를 원했고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도 없는 피드백을 원했지만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결국 혼자 준비하는 상황이었는데... 막 속상하고 싸울까?라고 도 생각하며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난 나도 모르게 화를 냈다.

난 맘씨 좋은 옆집 형 같은 존재다. 화도 잘 안 내고 그러려니.... 저러려니.... 이러려니.... 웃으며 다독거려주는 사람이다. 다른 이야기를 하면 보통 일반 회사와 다른 이 박물관은 저마다 좀 더 개성이 강하고 좀 더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한다. 가끔 그들의 서로 부딪치거나 힘들어하면 난 그들을 달래가면서 일을 한다. 난 가끔 생각을 한다. ‘ 왜? 달래가면서 내가 일을 해야 하나? 난 이 일을 서포트해주는 사람인데, 내가 오히려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오히려 뭘 준비하게 하고 일의 순서를 알려주고, 지금 뭐 하는 거지? 왜? 프로답지 않게 일을 하지?’ 하지만 내 행동은 웃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하면서 토닥여준다.

처음으로 성토하는 그들을 앞에 두고 화를 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잠시 후 커피 한잔을 하고 다시 회의실에 돌아왔더니(원래 평소 화 안 낸 사람이 화내면 더 무섭다.)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난 그냥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회의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 회의가 끝난 후 변화가 생겼다.
그들 스스로가 모여 서로에게 아쉬웠고 오해가 되었던 상황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서로가 말을 막 했던 상황들을 조심스럽게 풀려고 한다. 그 자존심 강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풀려고 한다. 물론 한 번에 풀리지 않고 또 반복되면서 싸우고 하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일할 때 좀 더 웃으며 일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났다.
홈페이지 여는 날 난 협력업체를 찾았다. 홍대역에 내려 찾아가는 사무실은 예전 교육회사가 있던 곳과 멀지 않다. 그 시절 추억의 카페와 술집, 밥집들이 아직도 있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찾아갔다. 예전 회사와 같은 동네였으면 근처 맛난 빵집에서 빵을 사 갈걸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사실 사무실 첨 찾아가는데 뭐라도 사가야 할거 같아서 박물관 근처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빵을 샀다.
연남동의 마당 넓은 잔디밭이 있는 2층 가옥 1층이 IT사무실이다. 강아지가 뛰놀고 직원들은 편하게 일을 하고 마당의 사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넓은 창이 있는 사무실은 집에서 일하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
먼저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화장실을 가서 신고식(?)을 한 후 홈페이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칠 거 고치고 앞으로 운영방향도 얘기하고 맛난 밥을 먹고 와서 좀 더 쳐다본 후 관장님께 ‘홈페이지를 열겠습니다.’하고 허락을 구한 후 조심스럽게 열었다.
바로 연다고 해도 우리나라 포털에 바로 홈페이지 주소가 오픈되지 않는다. 포털에 신고를 하면 1주일 정도 후에 주소가 오픈된다는 말에 일부러 여는 날 조심스럽게 신고했더니, 박물관이 신생이지만 이미 많은 사람에게 핫플이라서 그런지 바로 오픈해준다.
순간 난감하네~~~~~

암튼
우와~ 정말 잘 만들었다~~~~~~~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박물관 복귀하는 길이 무척 행복했다. 활기차다 라고 할까? 젊음이 넘친다 라고 할까? 기찻길을 통해 홍대역으로 가는 나 발걸음은 마스크를 쓰고도 그들의 젊음이 밖으로 표출되는 젊은 남녀들 사이에서의 활기찬 기운과 함께 정말 내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고 있었다.
나 스스로 내 어깨를 두드리며.... 쓰담 쓰담!

사무실은 여지없이 바쁘다. 하지만 관장님께서 직접 오셔서 나에게 한마디 하신다.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이제 운영이 중요하다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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