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관을 즐기자!

by 아우야요

박물관이 휴관을 했지만 박물관의 진입광장은 개방을 했다. 많은 분들이 휴관인데도 방문을 하면서 진입광장에서라도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다. 그들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르게 죄송스럽다.
난 친절하게 그들에게 조만간 다시 오픈하면 방문해 달라고 정중히 인사를 했다.

박물관에 휴관이 길어지면서 직원들은 지쳐갔다.
박물관에는 매력적인 장소가 참 많다. 처음 지어질 때부터 박물관에 대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하늘광장에서 파티를 하고 싶었다.
하늘이 높고 선선한 바람이 상쾌함과 맑은 숨을 선사해 주는 기분 좋은 가을날 하늘광장에 누워서 와인 한잔을 한다면?
결국 소원이 이루어졌다.
부관장님과 직원들이 모여 테이블을 설치하고 그 위에 마트에서 장을 본 음식을 깔고 와인과 드럼통 맥주를 사서 세팅을 하고 박물관 스마트 TV를 설치 후 비긴 어게인의 감미로운 음악을 틀고 돗자리를 편 후 자연스럽게 기분 좋은 파티를 했다.
그동안 피곤해 있던 서로에게 서운함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도 하나 둘 분위기에 휩쓸려 웃고 즐기고 저마다의 스트레스를 날렸다.
넓은 광장에서의 우리들만의 파티는 신선한 삶의 한 부분이 되었나 보다. 다들 다음날 출근하고 나서 서로 있었던 즐거웠던 포인트들을 다시 말을 하면서 웃고 즐기고 있다.
얼마나 이 즐거움이 갈지는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 19 시대에 나가서 즐기지도 못하던 이 시기, 갇혀 살아오는 그 압박감에서 잠시나마 벗어났다는 그 순간을 즐겼다.


박물관이 문을 연지 1년 반이 지나간다. 수없이 바이러스로 인해 문을 열기도 하고 닫기도 하면서 현재는 진입광장만 오픈을 한 상태이다.
진입광장 옆에는 인위적으로 만든 작은 수로에 분수대가 있다. 물을 빠지면 유럽 오래된 대도시 광장 같은 계단이 연출이 된다. 난 물을 틀지 않으면 관람객들의 쉼터로 써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용도가 있으니 물길로만 쓰인다.
요즘 휴관이라 물을 틀지 않는다. 자연스레 연인들이 그 자리에 앉아 뽀뽀도 하고 안기도 하고, 소풍 나온 가족들은 그곳에 앉아 도시락도 까먹는다. 난 볼 때마다 '말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곳은 분명 분수대인데...' 너무 심하게 과한 행동을 하면 난 정중히 말린다.
지난 시간 이 자리에서 있었던 관람객들을 생각했다.
숨어서 똥 싸는 분도 보았고, 물속 자갈을 꺼내서 던지기 놀이하는 아이들도 보았고, 사진 스폿에서 자리를 안 뺏기기 위해 그 자리에서 옷을 갈아입는 분도 보았고, 기계실로 들어가는 연인도 보았고, 몰래 박물관내에서 담배 피운 분도 보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오브제와 유물을 옮기는 분도 보았고, 몰래 음식을 먹고 몰래 음식물 버리는 분도 보았고... 참으로 다양한 분들을 보았다. 에어컨 틀으면 춥다고 민원을 넣고 에어컨 끄면 덥다고 민원을 넣고 우산으로 자신의 아이들 앞에서 작품을 쿡쿡 찌르는 사람도 있었다.
정말 우리 모두 문화인이라 말하기 전에 그 문화인의 삶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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