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중요하다.

by 아우야요

처음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는 그라폴리오처럼 그림만 올리지 않고 내 이야기를 글로도 올리고 싶었다. 또 하나의 다른 매력은 워낙 많은 훌륭한 작가님들이 계셔서 어느 누구도 내가 올리는 그림이나 내가 올리는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다. 처음은 나만의 일기장이 생기는 거 같아서 정말 좋았다. 난 나이가 들면서 낯을 가린다. 혼자만의 세계를 좋아하기도 한다. 집에 있는 내 노트북에는 내가 글 쓰고 그린 나만 보는 그림책이 꽤 많다. 혼자 술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혼자 등산하고 혼자 낚시 가고 혼자.... 뭐 뭐 뭐 하고 등을 좋아했다. 그러다 혼자가 둘이 되었다. 지금은 둘이서 걷고 둘이서 잡고.... 뭐 뭐 뭐를 둘이서 한다. 그러나 글 쓰고 그리는 건 혼자다. 그 세계를 브런치에 푼다. 여전히 난 브런치에서 소통하는 친구가 적다. 여기에 더해 가장 큰 이유는 박물관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그냥 자유롭게 적고 싶었다. 다행히 그라폴리오를 보고 '이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구나'라고 회사 사람들은 알지만 '글을 쓰는구나'라고는 모른다. 그래서 가끔 박물관 욕도 하고 ㅎㅎㅎ

블로그에도 글을 써보았다. 그런데 블로그는 박물관 사람들이 가끔 들어와 내 글을 본다. 그래서 그냥 블로그에도 그림만 올린다. 요즘은 거의 안 올리지만....

박물관은 아직까지 아쉽게도 전시보다는 건물이 주는 아름다움이 더 유명하다.
원래 이곳은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곳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조선시대 공식 국가 처형지였다. 여러 시장과 난전이 모여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대중적 장소였고, 단지 사상이 아니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가 권력의 폭력인 처형이 이루어졌지만 시대의 편협에 반대하는 저항의 장소라고도 얘기한다. 그리고 이곳은 근대화 현대화를 거치면서 잊힌 역사가 되었고 잊힌 땅이 되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이 곳에서의 역사를 다시 만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 결국 이곳은 공원이 들어서기도 하고 재개발되어 꽃시장도 들어서기도 하고 재개발의 과정을 거쳐 현재 지상공원과 지하 4층 규모의 박물관이 지어졌다. 처형이 이루어진 지상공원에는 그들을 기리는 현양탑과 조각, 조형물들이 사계절 아름답게 피는 꽃과 식물들이 조성이 되어 있고 진입광장을 통해 박물관에 입장을 하면 그들의 안식처를 모티브로 하는 위로의 장소에 미디어를 통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SNS에 인기가 많은 바닥부터 사방이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그들의 넋이 하늘로 향해 열려있는 하늘광장은 지하 3층에 조성이 되어있다.
지상은 처형의 장소 지하는 위로의 장소 그리고 하늘로 열려있는 과거 땅 위에서 받았던 상처의 아픔은 그 땅 밑으로 스며들어 현재 그 땅에 기대어 살고 있는 우리와 연결된다는 콘셉트로 지어진 건물이다. 건물은 지하 1층 진입광장에서 들어가 돌다 보면 진입광장으로 나가는 건물 전체를 도는 구조로 되어있다.
처음 개관전 나는 막 지어진 건물의 동선을 이해 못해 길을 잃은 적이 있다. 그때는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지금은 건물 내에 이통사 기지국이 설치되었다.) 지하에서 불안함을 가지고 찾아 헤매다 구조 아닌 구조가 이루어졌다. 그때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아무튼 이렇게 잘 만들어진 건물은 건물과 장소가 주는 웅장함에 많은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정확하게 주는지 모르지만 좋아한다.

하지만 박물관이다. 건물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콘텐츠가 유명해져야 한다. 상설전시실은 박물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전시를 한다. 인물사가 아닌 사상사를 다룬다. 조선의 성리학과 실학, 서학, 동학을 다룬다. 또한 기획전시실에는 다양한 미술을 다룬다. 다양한 자료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지만 더 알려지고 콘텐츠가 살 수 있게 더 잘 기획하고 내방하는 내방객들에게 내실 있는 전시를 보이기 위해 콘텐츠 연구를 더 해야 한다. 더 많은 연구자들과 학예사들이 왔으면 좋겠다.


난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실로 이어지는 이 계단의 형태를 좋아한다. 약간의 불안한 듯한 모습이면서 안정적인 이 형태의 계단은 나에게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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