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진주공원 BI 후보안 선호도 조사를 보고 든 생각
모처럼 로고 관련 논평을 한다.
(진지하게 브랜드 차원이 아니라면 BI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하진 않기에 필자는 로고라고 표현하는 점을 알린다)
접한 소식은 진주시의 진주공원 로고를 개발한다 하고, 도출된 후보안 6개를 누리집을 통해 시민들의 선호도 조사, 즉 투표를 진행하는 모양이다.
6개나 되는 개수도 시민 투표치곤 많은데, 공개된 후보안을 보자마자 솔직히 뭐지 싶더라.
브랜드 디자이너인 필자가 봐도 다들 비슷해 보이고 특별히 콘셉이나 의미에서 변별력이 없는 듯하다. 더구나 한 가지 콘셉트에서 그래픽적인 표현이 나뉘는 것도 아니다. 그냥 거기서 거기, 다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다수에 공개되고, 어떤 요소는 남강을 상징하는 등 의미를 파악할 여력도 관심도 없는 대중에게 이렇게 펼쳐놓은 시안들에 대한 선호도를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필자는 디자인 업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항상 디자인 선호도 조사에 반감을 갖고 있긴 하다.
사실 대중이, 혹은 특정 다수에게 (예를 들면, 사내 임직원 대상) 선호도를 물어볼 순 있다. 말 그대로 어떤 디자인 안을 선호하는지 점검해 볼 수는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하고, 어디까지나 그 결정은 브랜드의 주최자들의 몫이다. 그들의 비즈니스, 비전 등의 방향과 부합하는 디자인인지 아닌지는 주최자들, 쉽게 말해 브랜드 오너들만이 가늠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수용 대표님의 최근 출간한 책 ‘일의 감각’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던 것 같다.
디자인은 토론의 대상에선 제외하는 게 좋다는 표현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는, 혹은 적합한 디자인인지 아닌지만 판단하면 되는데, 토론의 장에 올리는 순간 개인 취향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디자인 판을 잘 알기에 하셨던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진주시의 진주공원.
방문해 본 적은 없지만 흥미로운 Verbal을 갖춘 것 같다. 게다가 시안 속에 적혀져 있는 문구도 제법 라임을 맞춘 워딩이다.
진주 같은 정원, 정원 속의 진주 (조금 길긴 하지만)
부디 Verbal에 걸맞은 Visual이 도출되길,
아무 관계없이 지나가는 디자이너 한 명일 뿐인 나그네가 진심으로 바라본다.
(미안하지만 공개된 디자인 후보안 중에는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