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 우유 50주년 브랜드북
바나나우유라는 브랜드는 볼 때마다 참 경이롭다는
생각이 든다.
바나나우유라는 자연어 조합으로 만들어진 특별한 이름, 노란색 패키지, 특유의 볼륨감 있는 모양 등등
이만큼 깊은 자산을 보유한 브랜드도 가만히 따져보면 흔치않을 것이다.
빙그레도 이러한 부분을 잘 알고 있는지 브랜드 관리에 매우 엄격하다 들었다. 특히 바나나우유 관련 광고나 마케팅은 반드시 오너 컨펌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냥 흘러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바나나우유 브랜드에 진심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던 중 바나나우유 50주년 기념 브랜드 북을 발간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워낙 어수선한 시극, 자극적인 뉴스들 때문에 웬만한 마케팅이 아니고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쉽지 않은 상황 속 소박하게까지 느껴지는 뉴스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50주년을 기념하고,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을 담은 브랜드 북을 제작한다는 것은 엄청난 공수가 드는 힘든 작업의 여정이었을 것이다.
브랜드는 팬들의 애정을 통해 풍성하게 가꿔나아갈 수 있는 것이지만, 뿌리와 기둥이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브랜드, 기업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건 팬들은 물론 그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묵묵히 뿌리와 기둥을 튼튼하게 가꿔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텐데, 50년 동안 큰 브랜드로 성장해오고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온 바나나우유의 50주년과 브랜드 북까지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경의를 표한다.
문득 현대카드 기업 전용서체인 유앤아이를 기념하기 위해 열었던 전시와 책이 떠오른다.
현대카드 브랜드와 서체를 좋아하는 한 명의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관람까진 했지만, 정가 6만 원가량 됐던 책 가격이 꽤나 사악해서 고민만 하다가 구매는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보니 현대카드 아워타입페이스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도 했었군 (자연스럽게 홍보)
현대카드와 빙그레 바나나우유처럼 좋은 브랜드는 좋은 철학과 의지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문득 오늘은 내가 몸담고 있는, 그리고 내가 가꿔나가고 있는 브랜드들을 좀 더 차분히 바라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