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북 방문의 해 로고 발표
브랜드 마케팅은 물론 모든 마케팅에선 TPO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고, 그중 Time이 가장 핵심이지 않을까.
올해 여름 경주를 관광차 방문할 일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경주 특유의 분위기가 정말 좋다) 거리에 걸린 플래카드를 통해 내년 APEC 정상 회의가 개최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한 달 전 공개된 APEC 정상회의 엠블럼도 극찬하는 논평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어서 2025년을 경상북도 방문의 해로 정하고,
관광객 1억 명, 3일 이상 체류, 관광 수입 5조 원, 100% 재방문이라는 엄청난 목표와 함께 새로운 슬로건과 로고도 발표했다.
한국 전통의 미를 살린 디자인도 괜찮지만, 무엇보다 명확한 대상인 외국인들 관점에서 쉽게 와닿을 수 있는 간단 명료한 문구 'It's Time to Gyeongbuk'가 정말 좋다. 공감도 안되는 미사어구만 남발하는 것보다 백배 낫다. (물론 왜 경북에 방문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체는 계속 기획하고 개발, 커뮤니케이션해야겠지만)
그간 지역 방문의 해라고 발표하는 엉망진창 공감 1도 안되는 어설픈 관광 슬로건들만 보다가 이번 경북 사례는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듯한 사례다.
답답한 사례들을 꼽아보면, (필자 주관적인 기준이므로 해당 관계자들은 상처받지 않길 바라며..)
충남 방문의 해 ’와우‘.
의도는 알겠다. 하지만 진짜 와우 할 수 있긴 한 건가? 그럴듯한 이름만 정하고(그럴듯한지도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반복 노출한다고 공감되진 않는다.
정녕 올웨이즈 익사이팅 한 곳인가? (보령에 자주 가보진 못해서 모를 수도 있지만)
그리고 슬로건은 담백한 대신 로고에 많은 문화유산, 바다, 산 등의 요소를 표현했는데 그리 변별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더구나 익사이팅하지도 않을 것 같다.
비슷한 맥락으로 강원도도 있다.
조형성도 그리 훌륭하지 않고 태극 문양은 왜 들어간 걸까. 강원도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라고 생각해서 일까.
강원도도 참 좋아해서 일 년에 거의 열 번가량 가는데 강원도 만의 매력이 전혀 보이지도 하고, 공감할 메시지도 없다. 도대체 왜 만든 로고인지도 모르겠다.
특별히 구구절절 메시지는 없이 심플하게 Visit만 강조, 어필할 것이라면 예전 사례이지만 아래 ‘한국 방문의 해(Visit Korea Year)가 매우 탁월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난 옛날 사람인가)
지금 보면 스타일이 조금 올드해 보이긴 하지만, Visit, 관광, 방문의 가장 필수 수반되는 ‘걷는 모습’을 표현한 게 참 좋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발걸음이 경쾌하고 즐겁게까지 느껴진다.
당당하게 걸어가는 K자를 보니 문득 필자가 사회 초년생 때 맡아서 개발한 SPP 행사 로고가 떠오른다. 세월이 훌쩍 지났고 이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로고지만 여전히 나에겐 애정 있는 포트폴리오다. (어쩌다 깨알 홍보 의도했던 건 아님.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 보니..)
얘기가 샜는데 어쨌든 경상북도 관계자들의 안목이 보통이 아닌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해당 디자인 개발을 맡은 회사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2025년 APEC 정상회의도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경상북도에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해 목표가 달성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