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은 어쩔 수 없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다루고 싶어 비축(?) 해 둔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 관련 뉴스들이 여러 개 있고 오늘은 어떤 논평을 써볼까 하다가, 2024년 마지막 날이니 올해의 Top 3를 꼽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방금 들어 급 선회했다.
겸사 겸사 올 한 해 남긴 글들과 주옥같은 사례들을 잠시나마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사실상 약 2월 정도부터로 기억하는데, 내 마음대로 논평은 꼭 매일 발행했으니 개수로만 따져도 300개가 넘을 테니 말이다.
대략 300개라 가정하고 그중 Top 3라면 1/100의 수상인데, 이 정도면 아무리 아무런 공신력 없는 필자 기준일지라도 나름 의미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하.
바로 호주 통신사 텔스트라(Telstra)의 크리에이티브 한 옥외광고!
단순하지만 강력한 아이디어는 여운이 많이 남는다.
우리에겐 생경한 텔스트라지만 통신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서 기업 브랜드의 본질을 명료하게 표현해냈고, 통신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편의인 Game, Send, Maps, Post 등 네 개의 알파벳으로 구성된 단어들로 위트 있게 표현해냈다.
필자가 유사한 업종에 몸담고 있어서 더 각인의 영향을 끼친 것일지 모르겠지만 본질을 꿰뚫는 크리에이티브를 보면 느껴지는 전율을 오랜만에 느낀 사례인 듯싶다.
다음은,
AI를 활용한 서울우유 광고!
이 사례를 Top2로 선정한 이유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AI 기술로 쏟아지는 광고, 디자인, 마케팅들 중에서도 은은한 빛을 발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억지 감동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거창한 것도 아니다. 사실 수많은 상업 광고 중 하나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광고의 가장 본질을 잘 담았다고 할까. 그저 우유라는 제품,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 우유의 속성을 어필하면서도 박은빈 배우가 갖은 깨끗하고 해맑은 이미지가 서울우유 브랜드와 찰떡같이 매칭됐다.
게다가 어릴 적 박은빈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재현한 것도 놀라웠다. 100% AI로 제작했다고 떠들지도 않았다. 그래서인지 필자는 물론 대중들도 '아역 배우가 왜 저렇게 박은빈 배우와 닮았지?'하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심지어 AI를 통해 제작한 건지 아닌지 갑론을박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서울유유 박은빈 사례가 더욱 기억에 남고 애착이 가는 이유는, 필자의 올해 논평 글 중에서 네이버 블로그 조회 수가 단연 최고였기 때문이다. 하하.
현재 전체 조회 수가 약 6만인데, 박은빈 서울유유 글만 1만 3천 건을 기록했다.
(서울우유, 박은빈 배우님 고마워요)
자 마지막으로
두구두구두구~~~
바로 코카콜라의 찌그러진 로고!
이 역시 사실 팔이 안으로 굽는 느낌이다.
브랜드 디자이너인 필자이기에 아무래도 브랜드, 로고, CI, BI에 먼저 더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올해에도 수많은 신규 브랜드 디자인, 리뉴얼 등이 있었지만,
코카콜라의 크리에이티브는 단순하지만 정말 강력했고, 브랜드 로고 하나로 이렇게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을 수 있다니.. 정말 경탄했던 기억이 난다.
한때 코카콜라가 크리에이티브의 절대 강자였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멋진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최근 세간을 경악하게 했던 AI로 만든 홀리데이 광고처럼 종종 헛발질도 있지만)
브랜드 디자인의 매력과 브랜드 마케팅, 나아가 브랜딩까지 가능한 정말 강력한 사례였기에 Top 1으로 꼽는다.
이렇게 지미박 기준 Top3 선정을 마친다.
수상한 기업, 브랜드 담당자, 대행사, 에이전시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를 전한다. (응?)
그리고 잠시나마 올해 기록하고 남긴 글들을 보니 필자에게도 한 해를 돌아보는 즐거운 시간이 된 듯하다.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도 12월 31일 오늘 하루,
올 한 해를 돌아보며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