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일요일 아침으로 아이들 모닝빵과 시리얼을 챙겨주고 있었다.
특히 초코를 좋아하는 둘째 아이 때문에 누텔라를 찾아봤는데 원래 있던 자리에 없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새로 샀다며 수납장에서 꺼내준다.
그러고 보니 기억났다. 몇 주 전 누텔라를 싹싹 비워서 끝까지 다 먹었다.
묵직한 새 제품에 커버와 한 톨 건드린 적 없이 티 없이 맑은 누텔라 초코 호수 첫 삽을 뜨는 느낌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엔 뭐하나 끝까지 했던 게 없는 것 같다.
딸기잼을 다 먹고 바닥까지 다 보적이 없었던 것 같다.
독서도 적당히 했지만 완독을 했던 기억은 많지 않다.
열권이 넘던 이문열 삼국지도 마지막 한두 권은 내용은커녕 읽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다.
공부도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했던 것 같고, 어떤 과목이든 교과서 끝까지 마치고 뿌듯한 기억이 별로 없다.
돌이켜보면 꼭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끝까지 해내고, 스스로를 격려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결과를 떠나 공부든 취미든 업무든,
해야 할 일 혹은 하고 싶은 것을 ‘끝까지 해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을 일 아닐까.
몇 해 전부터 독서를 생활에 일부로 만들고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후로 완독은 일상이 되었다.
운동, 마음 챙김, 일기 등 하루에도 나 자신에게 약속한 하루 루틴을 어김없이 완성한다. (지금 이 글도 마찬가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렇게 하나하나 완성해 나아감으로써,
어느덧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지금도 옆에서 깔깔거리며 웃고 떠드는 자식들을 위한 책임감도 한몫하겠지만.
누텔라 잼 하나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나 오늘의 글 소재로 대신했다. 이것도 여유로운 휴일이기에 가능한 것이었을 테다.
이 시간, 이 순간을 즐기고 감사하며 오늘의 주저리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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