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평생 기억할 순간 (인생 첫 자전거)

by B디자이너 지미박

이번 주 평생 기억할 추억이 있었다.

나와 아들내미 둘 모두에게.


초등 2학년인 둘째는 킥보드 타는 걸 참 좋아한다.

그런데 아직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진 못했다.


첫째 누나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가르쳐 줬던 것으로 기억하니까 그에 비하면 둘째는 좀 늦은 편.


아이스하키를 하는 첫째 일정에 온 가족 스케줄이 맞춰져 있다 보니 가르쳐 줄 기회가 없었다. 아니 없었다면 핑계인가.


어쨌든 누나가 배웠던 자전거를 꺼내보니 체인도 빠져있고 바퀴에 바람도 없다. 아무래도 셀프 수리는 한계가 있어서 동네 자전거 전문점에 갔다.


장시간 방치로 회생 불가능한 바퀴 튜브 등 전반적인 상태를 점검하고 고치고 나니 거금 3만 5천 원이 들긴 했지만 씽씽한 상태로 둘째가 탈 준비 완료됐다.


역시 약은 약사에게,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마케팅은 마케터에게. 인생 첫 자전거 타기는 아빠에게.


수리를 마치고 처음 갖고 나오는 둘째 아이. 경쾌한 발걸음이 거의 비틀즈 애비로드 분위기다.


그렇게 동네 한적한 장소에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 의외로 빠르게 자전거 타는 법을 익혔다.


비틀비틀하지만 스스로 혼자 균형을 잡고, 부모 눈으로 보기엔 아직도 아기같이 어린 녀석이 두발 자전거와 함께 나아가는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놀라움. 기쁨, 혹시 다치진 않을까 걱정 등이 뒤섞여 있달까.


물론 첫 성공이 능숙함으로 바로 이어지진 않는다. 비틀비틀하지만 나름 탄다고 우쭐해진 아이가 야심 차게 코너까지 바로 공략하다가 결국 아빠랑 아들이 둘 다 아스팔트 바닥에 굴렀다 ㅜ


아스팔트 바닥에 누워보기는 도대체 얼마 만인지. 처음인가.


다행히 손이나 무릎 등이 다치진 않았지만, 바닥에 앉아 눈이 마주친 부자는 황당하고 민망함에 오히려 깔깔깔, 껄껄껄 웃음보가 터졌다.


내가 어릴 적 아버지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처럼,

그 순간을 아들도 평생 기억해 줄 것이라 생각하니 무언가 신기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주말 일요일 오전, 자전거 타기에 한참 재미를 붙인 아들 녀석과 함께 공원에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실력에 역시 아이들은 습득력이 빠르구나를 느낀다.


햇살 좋은 일요일 아침, 바람을 가르고 있는 개구쟁이 둘째


아들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잘 타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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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첫째 딸내미는 이제 성인용 자전거를 타고 싶어 해서 인생 첫 따릉이를 개시해 봤다.

덕분에 지난 주말, 이번 주말 내내 아빠는 강제 러닝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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