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손녀

by 약사조

내가 낳은 우라가 둘째가
낳은 둘째 손녀
둘째 딸이 그걸 낳느라 피를 많이 쏟아 수혈을 받았었다
울 여유도 없어
내가 아는 모든 어둔 그림자가
나를 덮어 와 팔을 휘저어 어둠을 떨쳐 내며
내 새끼가 수혈을 얼른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수혈이 늦어져 내 새끼를 잃을까봐

뜨거운 햇빛이 원망스러웠던 6월말이었다
걱정이 뭘 구해줄 듯 모든 비관을 마음에 쏘고 쏴
자학의 극한도 지났나
둘째 손녀는 엄청 건강하고 신생아도 당찰 수 있다는걸 알려 주려는 듯
울음도 많았었고 잠 안자고
내 막내 둘째 딸이 말라 버리도록 힘겨운 육아의 시간을 보냈었다

말이 많고
일단 달리다 남은 에너지로 발을 멈춰 걸음을 걷는 기술을 장착하고 태어난
둘째 딸이 낳은 내 둘째 손녀

분수가
사랑을 하면 그럴까
웃음도 울음도 달음박질도
폭포보다 분수보다 더 멀리 높이 터트리고
목청을 돋아 하늘 높이 쏘아 올리고 나서 퍼지는
웃음은 더 없이 신이 난다

계절이 지나고 변하 듯

자라나고 열매 맺어
모두가 시원하라
그러고도 남을 내 둘째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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