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알아보지 못해 미안해 (한국의 멋과맛)
인생은 이별의 연속으로 성장한다.
인생의 첫 시작은 탯줄로 분리되며 익숙한 양수의 환경과 이별하는 것을 시작으로
슬픔에 북받쳐 세상 서럽게 울면서 시작이 된다.
유치원을 입학하던 날.
처음으로 살던 동네를 떠나 이사를 했던 날.
하나뿐인 친한 친구가 전학을 가던 날.
학교를 졸업하던 날.
인생 파노라마를 돌려보면 기억에 남는 일들은 꼭 어떤 익숙한 장소나 대상으로부터
분리를 경험했던 날인 것 같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익숙한 것에 끌리기 때문에
이 컴포트존을 벗어나는 순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원하든 원치 안 든 우리는 사소하고 큰 이별을 경험하고 아프고 그래서 또 성장한다.
하지만 요즘같이 시공간의 개념이 무너져 언제든지 닿을 수 있는 소통의 세상에서
이별과 분리가 주는 슬픔의 타격은 그 정도가 얕아진 것 같기도 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대를 모두 겪은 세대는
아날로그 시대에서 겪었던 슬픔이 주는 낭만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시월애나 비포시리즈 같은 영화를 지금 시점으로 가지고 와서 제작하면 애틋할 요소가 부족할 것 같다)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와 한국이라는 공간과 아주 잠시 이별하고 다시 익숙한 고향으로 돌아와 재회를 했을 때의
감정은 떠나고 싶었지만 그럼에도 아직 사랑하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이라고 해야 할까 그냥 회귀 본능 같은 것일까.
아무튼 이번에 다시 만나고 온 우리나라 나의 도시가 주는 아름다움을 왜 이제껏 미처 알아보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사진은 한국의 멋과 맛 기행 편!
- 21년에 개관해 처음 방문해 본 국립민속박물관(파주), 나 어릴 적만 해도 좌식생활환경이 많아서 저런 다과상이 많았는데 점점 잊히고 있는 물건 중 하나.
-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 (파주)
100살이 되는 오래된 스피커가 소리를 모르는 내가 들어도 고퀄리티라는 게 팍팍 느껴진다. 스피커 성능뿐만 아니라 공간이 주는 소리의 울림도 있을 것 같다.
하루 종일 커다란 통유리창을 보면서 멍 때려도 좋을 것 같고 소음에 지쳐 집 나간 집중력이 돌아와 하루 종일 책도 읽을 수 있을 것만 같다.
- LG아트센터 (왼), (마곡)
정재형 유튜브에서 손열음이 피아노 연주를 한 홀이 있는 아트센터로 사진은 게이트아크라는 공간. 안도타다오 설계 공간이라고 한다.
저 구조물이 어떤 음향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입장하면서부터 시각적으로 웅장한 기분이 든다.
- GV카페(오), 수원 화성 행궁동
지난번 출국전날에도 들렀던 카페인데 이번에도 또 오게 된 GV카페. 재즈 공연을 종종 하는데 공간이 작아서 소극장처럼 편한 분위기이고
라이브 연주를 바로 가까이에서 생동감 있게 들을 수 있다.
- 낙산사, (강원도 양양)
부산의 해동용궁사처럼 바다를 끼고 있는 절의 경관이야말로 외국인들에게는 이국적으로 느껴질 것 같다.
- 강원도 속초 , 10년 전까지만 해도 좀 더 시골스러운 분위기였는데 최근 많이 상업화가 된 느낌이긴 하지만 동해바다가 익숙한 나는 한국의 바다 하면 동해가 최고
- 충남 태안 , 태안은 갈 때마다 늘 정겨운 추억이 있다. 어릴 때부터 가족여행으로 동해는 일출을 보고 회를 먹으러 가고 서해는 일몰을 보고 조개를 먹으러 갔다.
- 경기도 곤지암 친구네 별장, 가장 그리웠던 숯불고기 바비큐. 최고
- 내 고향 대구에 가면 꼭 들르는 막창집. 어느 동네를 가도 다 맛있다. 위쪽 동네는 가격도 비싸고 이상하게 고향에서 먹는 그 맛이 느껴지질 않아.
- 박봉담 (수원 봉담), 술집 같지만 사실은 카페인 점.. 술을 판매하기도 한다.
새로운 길을 발견한 줄 알았는데 돌고 돌아와 원래 왔던 곳인 줄을 모르는 길치만 알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돌고 돌아 다시 또 그곳으로 향한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즐겁다 : ) 다음에 또 만나,
I saw you once, I miss you always, I’ll see you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