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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D MJ Jul 17. 2024

비보호는 어딜 가든 두렵습니다

영국 영향의 국가들은 오른쪽이 운전대이다. 왼손잡이인 나는 왼쪽에 기어레버가 있는게 편할수도 있는데

사실 마우스도 이미 오른쪽이 편한 타협한 왼손잡이로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연간 3만km를 운전하는 헤비(?)드라이버로써 익숙함이라는게 엄청 위험하기 때문에 운전할때 뇌를 긴장상태로 깨워놓으려고 한다.

운전한지 첫주에는 영문도 모른체 여기저기 클락션 소리에 주눅이 들었다.

나름 복작복작한 대도시 극악난이도의 도로 상황에 길들여진 출퇴근러의 자존심이 있는데 이런 한적한 시골에서,

시속 50이하의 도로에서  내가 무엇을 잘못한것일까 아직도 깨우치지 못했다. 아무튼 지금은 욕먹지 않게 운전중이다.


왼쪽도로운전, 좌측 통행의 운전(에를 들면 일본)을 해본 사람들이 중요하게 기억해야하는것은 ‘우회전을 크게’ 이다.

이것만 조심하면될것같지만, 도시 운전자들은 시골로 갈수록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당황한 경험이 있을것이다.


이곳은 인구가 작은 나라중에서도 지방에 속하는 한적한 도시라 신호등 보다 교차로가 많다.

그러니까 그런 교차로(이곳은 라운드어바웃이라고한다)에서 상호간의 소통이 중요하다.

상호간의 룰이 있다.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면  일단 진입한 차가 우선이다. 그것까지도 알겠다.


그런데 막상 운전해보니 진짜 어려운건 신호체계가 있지만 ’비보호 우회전‘ 인데

나름 러쉬아워 시간이면 이 비보호 우회전을 하기가 극악난이도인경우가 있다.

초록불이 떨어지면 나는 우회전을할 수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반대쪽 직진차량이 우선이기에 그들을 보내주고 가려고하면 초록 신호가 노란불로 바뀌어버린다.

나는 이제 우회전을 할 기회가 없어진다. 다음 초록불이 들어와도 나는 우선권이 없는건 마찬가지.


대도시는 신호등이 없는 도로가 잘없다. 그만큼 신호로 통제를 한다. 그만큼 수동적인 운전을 한다.

하지만 신호등이 없으면 운전자 상호간의 아이컨택과 소통이 중요하다.

그래서 틴팅도 어둡게 하면 불법이다. 거의 어항수준으로 운전을 한다. 운전자의 얼굴이 훤히 들여보여야만 한다.


그래서 내 운전습관이 여기와서 많이 바꼈다. 100km이상의 속도를 낼 일이 없고, 차선변경할일도 좀처럼 없고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에 맡길만큼의 수동적인 운전이 아닌 느리지만 능동적이고 생각을 해야하는 운전을 한다.


그래서 한국과 이곳의 운전을 잘한다의 기준은 다른것같다.

얼마나 끼어들기와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는지, 얼마나 좁은곳에 주차를 잘하는지가 아닌

교통법규를 지키면서 원활한 운전을 하는지가 기준인듯하다.

그래서 아시안 드라이버들이 운전을 못한다는 편견을 가지게되는것같다.


음악 볼륨을 높여서 한적한 고속도로를 생각없이 쌩쌩 달리는 드라이브도 가끔 그리워지는,

비보호가 무서운 보호받고 싶은 2개월차 운전자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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