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by 아마추어 진화기

딸아이와 여름 이불을 덮고 누웠다.


여렸을 적 엄마는 대바늘로 그 여름 이불을

듬성듬성 잘도 떠 갔는데

까슬한 이불이 스칠 때마다 내 신경도 듬성듬성

그때를 기억해 간다.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듯 마흔을 넘기고

교과서에 까마득히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과

나, 또 그 훨씬 이전의 누군가와

명주실로 엮여, 함께 서럽고

함께 흥이 오르는


까슬한 이부자리의 촉감이

세 살 반 삶의 온기와 마법 같이 섞이는

여름밤이다.


어쩔 수 없는 것과

그리운 것이 먹먹하게 엮이는

여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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