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고 슬펐던 날-1

by 아마추어 진화기

오래도록 함께 응고되어 있던 두 감정이

원심 분리기 안에서

그 엷은 막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던 날이 있었다.

소파 발치에서, 허공에서

숨을 다 잠재우고 일렁이던 날


시간도 적절하게 농축되면

아른거리는 장면이 되고, 무게가 되듯이

소음이 잦아들고

목구멍에 닻이 내리고

딱 그만큼의 속도로, 엉키듯 뜯겨 나가고

다시 어루만지고

서로 그리워하는 두 감정이

분리되어 공존하던 날


그 사이에서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다행이듯

또 안타깝게

하지만 더 이상

외롭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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