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by 아마추어 진화기

너와의 시간이 그려지고 그리워지고

나는 또 그물에 걸리어 살랑 거릴 것만 같다.

온갖 소음과

파도 소리와, 이제는 찾을 수 없는 한숨이

낡은 소라집 속에 갇혀 쉽게 일렁이고,

나는 또 그렇게 살랑 거릴 것만 같다.


어떠한 그물에도 걸리어 본 적이 없어서

아니면 한 번도 그물 밖으로 나간 적이 없는 탓으로

실존했고, 실존하며, 실존되어 버린

그 옛날 어디와 그 훗날 어디를 이어주는

그물에 걸려

나는 너와의 시간을 그리고 그리워하고

헝클어진 매듭에 쓸려 아파하다가

반짝이는 햇살에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너를 기억하는 것은 언제나 선명함 보다는

잔상일 테고. 큰 흔들림 보다는 늘 품을 수 있는

진동이라서

나는 이 살랑거림에 호흡을 맞추며

현재에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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