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색이 전부 섞이면 검정색이 된다.

복잡함에 대한 처방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스즈키 유이]

by off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 괴테


다양한 옷을 입어 보는 걸 즐긴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고 시간과 장소에 맞는 옷을 적절하게 입었을 때 느끼는 마침표 같은 단정한 마음들이 좋아서다. 아르바이트로 처음 번 돈으로 검은색 재킷을 샀다. 지금도 종종 입는다. 검은색 재킷은 과함을 넘게 해준다. 쨍한 상의를 잠잠하게 해주고 빛바랜 빈티지 청바지에 격식을 더한다. 검은색 재킷을 기본으로 자주 입으면 급하게 장례식장을 가야 할 때도 종종 도움을 받는다. 특히 뭘 입고 가지하는 애매한 자리에는 무조건 검은색 재킷이 큰 역할을 한다. 멋들어지게 옷을 입는 일은 선택의 혼란과 복잡함을 겪는 일이다. 그래서 잡스는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검은색 터틀넥에 청바지만 고집했었다. 물론 나는 혼란을 즐기는 쪽이다.


옷을 예쁘게 입는 과정이 선택의 고통이듯 꿈을 택하는 일도 어렵고 복잡하다. 좋아 보이는 삶은 많아 보이는데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은 너무 복잡하다. 타고난 성향도 고려하고 어떤 과목에 흥미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특히 복잡함 속에서 그것을 선택했을 때 괜찮은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학생들은 진로에 대한 질문은 많지만 답을 정하지 못하고 대부분 상담실을 떠난다. 그들의 뒷모습은 복잡하고도 고독하다. 지금 무지 노력해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엉겨 붙어 복잡해지는 것이 꿈과 미래라서 " 꿈을 가져라"," 참고 나아가라"라고 더 이상 조언하지 못한다.

최근 복잡함과 선택에 대해 알려주는 좋은 소설을 읽었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소설에서 주인공 도이치는 평생 괴테를 연구한다. 그는 삶의 복잡함과 다양함에 대해 분석한 문학 작품을 낸 괴테의 명언에 사로잡힌다. 그가 흠모하는 괴테의 삶과 명언들은 가족과 보내는 일상, 교수로 지내는 노동, 인간관계의 모든 면에 영향을 준다. 주인공 도이치의 모든 시간에 괴테가 관통하여 흐른다. 그래서 철학, 심리학, 문학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고뇌하는 노 교수의 머릿속은 복잡하지만 고독해 보이진 않는다. 중요한 약속에 어떤 옷을 입을지가 고민일 때 혹은 옷장에 옷은 가득인데 뭘 입지가 고민일 때 검정 재킷이 기본이 되듯 괴테의 문학은 주인공의 생각을 주장을 간결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는 힘을 내어 삶을 살아간다. 그에게 괴테가 모든 것을 말했겠는가 다만, 괴테가 말한 모든 것은 그를 만들었다.

복잡함과 다양함의 혼란은 기본으로 돌아가면 대충 섞인다. 모든 색은 섞이면 검은색이 된다. 아이들이 마음속 괴테를 찾으면 좋겠다.


다양함과 복잡함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언제나 혼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 괴테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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