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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Dec 27. 2020

<나의 종교 문화 답사기> 머리말

* <나의 종교 문화 답사기>라는 제목으로 가벼운 에세이 느낌이 나는 책을 써보려 합니다. 이건 그 머리말 중 일부가 될 것입니다.

 세계에는 수많은 종교와 신앙들이 있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확인된 종교만 해도 오늘날 수천 개에 이릅니다. 게다가 지금 이 순간에도 평균적으로 매일 두세 개의 종교가 생겨나고, 그 일반적인 수명은 10년 남짓이라고 합니다.1 쉽게 말해서 오늘날 종교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겁니다. 도대체 어쩌다가 종교가 이토록 홍수 넘치듯이 불어나게 된 것일까요?


 물론 그렇게까지 종교가 부흥하게 된 중심에는 다양한 역할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주요한 역할은 누가 뭐래도 종교의 생산자와 소비자겠지요.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서 2명 중 1명은 종교를 믿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그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기도 합니다. 당장 저와 여러분들의 주변 사람들이나 친구들만 하더라도 교회 다니시는 분들이 분명 적지 않을 거에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께서도 종교를 가졌을 확률이 적지 않겠지요.


 예전부터 저는 정말로 궁금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믿을까? 어떤 친구들은 왜 열성적으로 교회에 다니며, 때로는 내게도 교회를 다니라며 전도를 했던 것일까? 어떤 기독교인들은 왜 그렇게까지 진화론을 부정하려고 온갖 애를 써대는 것일까? 가끔씩 거리를 걷다 보면 마주치게 되는 소위 '도믿맨'들은 왜 저러고 사는 것일까? 2020년 1분기에 코로나 31번 슈퍼 확진자로 커다란 이슈몰이를 했던 신천지 신도는 도대체 왜 그랬던 것일까? 기타 등등... 저는 그렇게까지 열성적으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심리와 사고방식이 궁금했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저는 그 사람들처럼 종교를 믿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접 뛰어들어서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마치 민족지학 연구를 하는 사람들처럼 여기저기 직접 찾아다니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경험한 사건들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경험들을 책으로 남겨서 여러분들께 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정말로 민족지학을 하시는 분들처럼 진지한 목적과 수준으로 쓰이진 않았습니다. 그저 종교에 대해 그때그때 제가 겪은 일들과 느낌을 가볍게 에세이 형식으로 공유하고 싶어서 쓴 책입니다. 단순하게 킬링타임용으로나마 재미나게 이 책을 읽어주셔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이런 종교도 있고, 이런 집단도 있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읽어주셔도 좋습니다. 어쩌면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단순히 욕만 날리기보다는 조금 더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보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의 종교 문화 답사기>라는 제목은 '오마주의 오마주'인 셈입니다. 그 원본에는 국내 인문 계열 출판문화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준 유홍준 작가님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을 오마주한 듯한 <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가 있습니다. 전자는 읽어보지 않았고, 후자는 굉장히 재미나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후자의 책은 그야말로 다양한 종류의 점집을 돌아다니며 보고 들은 바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적어내려간 책입니다. 저도 그와 비슷한 느낌으로 다양한 종류의 종교들을 겪고 느낀 바를 있는 그대로 적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지은 제목이 <나의 종교 문화 답사기>입니다. 부디 이렇게 힘든 시기에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생생하게 여러 문화를 답사하는 것과 같이 재미난 시간을 보낸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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