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우리들의 일상이 무너진 지 1년은 족히 넘어가는 듯합니다. 솔직히 시작될 때만 해도 잠깐이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이토록 단순해보이는 바이러스의 역병이 1년 가까이 지속될 줄 그 누가 알았을까요? 초기에 전파가 시작될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같은 상황은 꿈도 못 꾸었습니다. 심각하다고 해봤자 그 옛날 신종플루나 메르스처럼 잠깐 동안 사회가 감당할 만큼만 유행했다가 사라질 역병이라고만 생각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 정도로만 생각하고 그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가 알다시피 상황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거의 모든 영역의 일상이 무너져내렸어요. 의료는 말할 것도 없고 교육, 경제, 사회, 예술, 문화, 종교, 생태와 같은 대부분의 영역들이 무너졌지요.
코로나만 종식되면 이 모든 것들이 다시 이전처럼 그대로 복구가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전자는 사실에 대한 주장이고, 후자는 당위에 대한 주장이겠지요. 이에 대해서 많은 전문가들도 인류가 결코 코로나 이전과 같은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에는 일종의 귀납적 사고가 기반에 깔려있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도 전염병이 크게 터질 때마다 언제나 삶의 방식이 급격히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13세기 유럽 전역에 페스트가 창궐한 사건을 들 수 있겠습니다. 당시에 페스트로 인해서 유럽 인구의 약 1/3이 죽어나갔고, 그러한 급격한 인구 감소에 따라 봉건적인 정치경제적 구조가 무너지게 된 역사가 있지요. 결과적으로 페스트가 전반적으로 종식되었을 17세기 즈음에 유럽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과학, 예술, 종교 등 거의 모든 영역이 근대화가 되었습니다. 전염병의 대유행은 유럽의 역사를 중세에서 근대로 전환시킨 셈입니다. 우리도 역시 코로나가 종식될 때쯤이면 이미 돌이킬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바뀌어질 것이고, 그러한 변화가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적응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 방식이 좋거나 나쁘거나 어떻게 되든지 말이지요.
바야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시대의 전환에 걸맞게 많은 분들께서 꼭 읽었으면 하는 책들을 소개하고자 하는 일종의 서평집입니다. 그런데 이미 시중에서 너무나 많이 언급되어서 여러분들께서 다 들어보셨을 법한 책들은 목록에서 최대한 제외했습니다. 굳이 제가 또 지겹게 언급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그 대신에 사람들 사이에서 그리 엄청 유명하지는 않지만 꼭 알았으면 좋을 책들, 그중에서도 청소년들이 보더라도 크게 어렵지 않을 만큼 전달력 있고 접근성 있는 책들 위주로 골랐습니다. 책들은 크게 종교, 언론, 정치·경제, 과학·과학철학, 인문사회, 생태 등과 같은 분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담으로 말하자면, 원래는 책의 제목을 '코로나 시대에는 무슨 책 읽어야 할까?'로 지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제목의 '코로나'를 '팬데믹'으로 바꾸는 게 나을 것 같더군요. 어차피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팬데믹과 유사한 수준의 재난은 몇 년 안에 또 터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대로만 간다면 말이죠. 물론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기서 소개한 많은 저자들의 경고와 조언에 귀를 기울이면서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각성해야 할 것입니다. 부디 제가 제목을 이렇게 바꾸게 된 것에 대해서 후회하게 될 미래가 도래하면 좋겠습니다.
누구든지 이해하기에 쉽도록 최대한 간단하게 책을 풀어쓰려 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크게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각자에게 필요한 정보들만 재미나면서도 쉽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매체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다양한 분야를 접하게 되어 다양한 꿈을 키울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게 될 분들께서 여기에 소개된 다양한 책들을 직접 읽고 감동을 느끼며 꿈을 가진다면 세상이 조금이나마 희망적으로 바뀔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이 책이 의미있게 쓰임 받기를 바랍니다. 자, 이제 제가 소개할 책들을 즐겁게 맛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