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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Mar 26. 2020

독서의 중요성

 얼마 전부터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정보 습득을 위해서라면 유튜브를 포함한 멀티미디어 동영상 등을 활용하면 되는데  굳이 독서를 왜 하느냐 이 말이다. 얼핏 보기에 설득력이 아예 없지는 않다. 유튜브만 해도 다양한 분야에서 교양 수준 이상으로 쉽게 잘 전달해주는 컨텐츠가 이미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독서의 중요성은 이제 사라져버리는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독서가 가져다주는 효용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여기서는 크게 문해력 향상과 공감 능력 향상에 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일단 독서는 문해력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위키백과에서는 문해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문해(文解) 또는 문자 해득(文字解得)은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일 또는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넓게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와 같은 언어의 모든 영역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유네스코는 "문해란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물을 사용하여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 소통,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 정의하였다."1 이러한 문해력은 일반적으로 독서율과 크게 상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양질의 독서를 많이 한 사람들은 상대방이 쓴 글이나 말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을 확률이 높은 것이다.


 이는 그저 유튜브 등의 동영상을 많이 감상한다고 향상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독서, 그 중에서도 정보량이 많고 범주가 그리 단순하지는 않은 수준의 독서를 해야 유의미하게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교과서보다는 잘 정리되어 있어서 떠먹여주는 참고서 위주로 공부하던 고등학생이 대학교에 들어가서 공부에 애를 먹게 되는 몇몇 경우도 이와 큰 상관이 있어보인다. 글을 읽고 정보들을 적절하게 통합하고 범주화할 수 있는 능력을 훈련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렇듯이 독서는 단순히 정보만 획득하고 끝나는 활동이 아니다. 독서를 하면서 얻은 정보와 이야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날라갈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얻은 문해력은 그리 간단히 사라지지 않는다.


 참고로 문해력 향상은 당신의 미래 소득과 직업의 수준을 올려준다. 1992년 미국 교육통계 국립 센터에 따르면 문해율이 높을수록 주급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통계에서는 문해율이 높을수록 연 소득도 높았다.2 교육의 수준이 높으면 좋은 수준의 직업을 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해력이 향상되면 주변 사람들과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어서 인간 관계에서도 크게 도움이 된다. 독서를 통한 문해력 향상은 그저 학술적인 능력 뿐만 아니라 실용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당신이 원하는만큼 돈을 벌면서 동시에 인간 관계에서 소통까지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책을 읽기를 바란다.



"각기 다른 조건에서 주어진 책을 읽은 피실험자들에게는 눈 부문만 제시돼 클로즈업된 서른여섯 명의 사진이 주어졌어요. 피실험자들은 사진 속 인물들의 눈만을 보고 그들의 감정 상태를 추론해야 했습니다. 기쁨이나 슬픔, 놀람, 짜증남 등의 단어가 객관식으로 주어진 사지선다형의 문항이 제시됐습니다."


"연구팀은 순수소설이 △문법적으로 정확하고 참신한 문장들을 구사하는 점 △스토리보다 인물 개개인의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는 점 등이 독자들에게 참신함을 줘 공감 능력을 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으로 독서가 주는 공감 능력 향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2013년 10월에 <사이언스>지에서는 ‘문학성이 높은 소설을 읽으면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3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통념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연구자들은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을 순수문학 부류의 단편소설을 읽은그룹, 순수문학 부류의 장편소설을 읽은 그룹, 논픽션을 읽은 그룹, 대중소설을 읽은 그룹, 아무것도 읽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조건에서 주어진 책을 읽은 피실험자들에게는 눈 부분만 제시되어 클로즈업된 서른여섯 명의 사진을 제시하였다. 피실험자들은 사진 속 인물들의 눈만을 보고 그들의 감정 상태를 추론해야 했던 것이다.


 결과는 독서를 했던 집단의 점수가 독서를 하지 않은 집단의 점수보다 높게 나왔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중에서도 순수문학을 읽은 이들의 점수가 대중소설을 읽은 이들보다 점수가 높게 나왔다.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서 ‘문학소설은 음운적, 문법적, 의미적으로 참신한 장치를 사용해 독자에게 낯선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에 전자 집단의 공감능력을 키운 것이라고 해석했다. 예상을 뒤엎고 기존 사고방식에 도전하는 문학소설의 독창성이 독자를 이전보다 창조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상황이나 인물을 예측 가능하게 서술하는 대중소설의 전형성과는 다른 점이다. 대중소설은 스토리가 예상과 딱 들어맞아서 보는 재미는 있지만 조금 더 복잡하고 낯선 상황에서 필요한 공감능력 향상에는 부적합하다.


 독서의 효용에 대해서는 이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독서에 익숙해지고 문해력이 올라가면 영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빠른 속도로 정보 습득이 가능하다. 이렇게 효율적으로 얻은 정보를 통해서 정치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합리적 선택이나 의사결정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포스팅에서 문해력과 공감 능력만 주로 이야기한 이유는 그것이 현대 사회에서 크게 결여된 두 가지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문해력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에 일상 속에서도 건설적인 논의나 의견개진이 힘들어진다.4 그리고 현대 사회에는 갈수록 공감능력 결여로 인한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양질의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전보다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알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 https://ko.wikipedia.org/wiki/%EB%AC%B8%ED%95%B4

2) http://www.thephonicspage.org/On%20Phonics/profitable.html

3)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6519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403545&cid=58390&categoryId=58390

4)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2539

본 포스팅을 쓰기 위한 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기사다. 한국인의 문해력이 나쁘다는 건 언론의 과장이라는 이야기인데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다. 그런데도 갈수록 문해력 떨어지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은 느낌은 무엇일까? 요즘따라 스마트폰 매체 사용률이 높아져서 그것이 사람들의 부족한 독서량에 영향을 끼쳐서 생긴 문제는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든다.



* 위 글은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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