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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 lee Sep 10. 2019

스타도 출입못한 할리우드 대저택의 비밀, 알고 보니..

[미리보는 영화] <언더 더 실버레이크>, 앤드류 가필드의 판타지 추적극


 

사귀기 직전 떠나 버린 여자, 그를 찾아 나선 백수 청년의 판타지 드라마. 영화 <언더 더 실버레이크>를 이렇게만 정의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한국 관객에겐 '스파이더맨'으로 잘 알려진 앤드류 가필드가 모처럼 초췌한 모습으로 등장해 한 여성과 관련된 진실을 추적한다. 그것도 매우 몽환적으로. 


<언더 더 실버레이크>는 LA 할리우드를 공간 배경으로 한 일종의 판타지 추적극이다. 첫 장면부터 강렬하다. 동네에 '연쇄 개 도살자를 조심하라'는 경고 문구가 여기저기에 등장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개의 존재와 주인공 샘(앤드류 가필드)의 관계성이 꽤 흥미롭게 엮여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탐정극


사라진 여성의 향방을 쫓는 과정에서 영화는 할리우드, 즉 글로벌 대중문화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이 공간의 이면을 파헤친다. 언덕에 즐비한 화려한 대저택들은 이 영화를 연출한 데이빗 로버트 미첼 감독뿐만이 아닌 빌리 와일더, 로만 폴란스키 등 거장들도 꾸준히 파고든 배경이었다. 갑자기 부자가 된 이들과 여성 스타의 밀회, 각종 파티와 사교 모임이 열리는 대저택, 그리고 이를 둘러싼 음모는 할리우드 대중영화의 오랜 소재이기도 했다.


데이빗 로버티 미첼 감독 역시 "LA 대저택 안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궁금했다"며 <언더 더 실버레이크>에 깔린 질문을 지난 칸영화제에서 드러낸 바 있다. 


이 감독의 물음에 배우 앤드류 가필드가 적극 움직였다. 영화 초반부부터 백수로 등장해 끝까지 백수인 샘의 치밀함과 허술함을 이 배우가 잘 표현해냈다. 하는 일은 잘 되어 가는지, 별일은 없는지 묻는 가족과 지인에게 그는 늘 바쁜 일상이라며 허풍을 떤다. 동시에 자신의 앞집에 사는 묘령의 여성 사라(라일리 코프)를 발견한 이후로 줄곧 그녀 생각만 하게 된다.

    

▲영화 <언더 더 실버레이크> 관련 사진.ⓒ 콘텐츠 게이트

 


첫눈에 반한 샘은 단 한 번의 만남 이후 갑자기 이사 간 사라의 행방을 쫓기 시작한다. 영화는 이 지점부터 추적극 요소를 품으며 샘이 겪는 각종 기이한 일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일반 스릴러 장르가 아니라, 영화는 여러 동물과 사람이 찢기고 죽는 슬래셔 무비 요소를 비롯해 다소 SF적 요소 또한 담고 있다. 


사실 사라의 행방은 이 영화에선 일종의 핑계일 따름이다. 오히려 영화는 각종 대중음악과 미술, 영화에 담긴 코드를 통해 사라를 쫓는 샘의 행위를 통해 관객에게 여러 상징을 찾도록 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히치콕, 드 팔마 등의 고전 영화에서 봤을 법한 장면과 설정이 담겨 있다. 감독은 거장을 향한 오마주라 답하며 이들에게 받은 영감을 <언더 더 실버레이크>에 풀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영화광 입장에선 <언더 더 실버레이크>를 꽤 재밌게 즐길 여지가 크다. 하지만 일반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낯선 방식에 당황할 수도 있다. '괴랄한' 면이 강한 작품이다.


한 줄 평 : 괴이하면서도 발랄한 분위기가 시선을 끈다
평점 : ★★★(3/5)


             

영화 <언더 더 실버레이크> 관련 정보


연출: 데이빗 로버트 미첼
출연: 앤드류 가필드, 라일리 코프
수입: 콘텐츠 게이트
배급: 팝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139분
관람등급: 청소년관람불가
개봉: 2019년 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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