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가 취미인 엄마
얼마 전 유튜브로 영재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자질에 대한 영상을 보았다. 우리 아이가 영재라고 생각하는 도치엄마는 얼른 재생버튼을 눌렀다.
아이가 영재라면, 엄마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바로 ‘침착함’이었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 꼭 아이가 영재가 아니더라도 엄마에게, 특히나 학부모에게 필요한 자질이라 생각했다.
초등학교에 가면 아이는 점차 세상과 만난다. 엄마와 선생님의 돌봄의 혜택을 벗어나 스스로 세상과 부딪혀가며 알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별의별 일을 다 겪는다. 그걸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판단하여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는 흥분한다.
또 아이는 배운다. 공부를 하고 성적이라는 걸 받아온다. 첫째가 이제 1학년이라 학교에서는 시험이라는 게 없겠지만, 학습식 영어유치원의 초등연계과정을 다닐 거라 테스트가 있을 예정이다. 잘 못해오더라도, 잘 해오더라도 엄마는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 된다.
엄마가 침착하지 못하면 아이는 더 불안하다. 엄마가 흔들리면 아이는 더 요동친다. 엄마는 늘 그 자리에 평온하게 있어야 한다.
엄마도 사람인지라 일희일비(내 취미다)하고 감정기복(이건 특기다)이 있는 날도 있겠지만 노력해야 한다. 감정표현에 솔직한 거라고 마냥 포장할 수 있는 20대가 아니다.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불혹의 40대 아닌가. 침착함을 장착하자.
아직도 감정표현에 너무나도 솔직한 엄마라 얼마 전에 아이 유치원 졸업식 때 오열을 했다. 사연 있는 엄마처럼 한 시간 반 내내 울었다. 내가 왜 그렇게 많이 울었는지 내 자신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엄마가 졸업식 때 왜 그렇게 많이 운 거 같아?”
아이는 따뜻한 눈빛으로 말해주었다.
“엄마가 엄마 감정 표현에 솔직해서 그러지~”
오늘도 나는 이 따뜻하고 작은 아이에게 위로를 받는다. 나에게 와준 고마운 내 아이가 세상을 배우고 온 다음 내 품에서 잘 쉴 수 있도록, 엄마 품에서 잘 회복할 수 있도록 든든하고 안정감 있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안정감은 평온함에서 온다.
평온함은 침착함에서 온다.
침착하자.
나대지 마 심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