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인댄스를 배우러 다닌다 2
우리 동네 자치센터 라인댄스 수업에 초보자가 적응하기는 매우 어렵다. 초급반이 따로 있지 않을뿐더러 기초 스텝을 친절하게 가르쳐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석 달만 참아라'는 말이 최선의 조언이다.
텃세 비슷한 것도 있었다. 주로 자리 다툼 같은 것인데 여기 서라 저기 서라 간섭을 좀 했다. 이런 것을 기분 나빠하면 다니기가 어렵다.
나와 같은 시기에 등록한 젊은이는 두 번 나오고는 보이지 않았다. 그 후로도 몇몇 수강생이 왔다 갔다 했다. 7, 8년이나 함께한 데다 사는 지역도 비슷한 시니어 몇 분을 중심으로 반이 운영되는 듯했다. 센터 운영 실장도 있어서 정보가 빠르기도 했다. '언니, 언니' 하는 것으로 보아 가족 같은 사이인 듯하다.
나도 처음엔 매우 어색했다. 스텝도 모르겠고 사람들에게 말 붙이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운동을 꼭 해야 했기에 절실한 마음으로 수업에 지각하지 않고 결석하지 않고 열심히 나갔다. 튜토리얼도 찾아보며 나름대로 예습과 복습을 했다.
맥락 없이 훅 들어오는 대화 방식도 매우 낯설었다.
"은숙 언니는 왜 안 온대?"
"응, 다릿병이 도져서 병원 간대."
어떤 날엔 선배님 한 분이 숨을 헐떡이며 바쁘게 뛰어왔다.
"왜 늦었어?"
"고구마 심다가 손도 못 씻고 왔어~."
여기저기서 나는 뭘 심었네, 신랑이 해준다고 하고선 안 했네 하며 열심히 춤을 추면서 이런 대화를 나눈다.
2주 정도 지나니 나에게도 질문이 들어왔다.
"집이 어디야?"
나도 용기 내어 물었다.
"방금 그 곡 이름이 뭐예요?"
"몰라."
낯을 가리던 어떤 형님이 내게 관심을 보이며 했던 첫 인사는 "거기는 뭐 심어?"였다.
나는 심지 않고 얻어먹는다고 대답했다.
그다음 시간에 참나물, 두릅, 생표고버섯 등 먹을거리를 엄청 받았다.
나는 패밀리에 들어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