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쏘공은 78년 출판된 연작소설 전체(12편)을 가리키기도 하고, 76년 발표된 시리즈의 4편만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후자를 뜻함을 밝힙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처음 난쏘공이 발표되었을 때는 태어나지 않아서 한참 후에야, 70년대의 시대상이 담겨 있던 그 작품을 접할 수 있었어요. 축구를 좋아하던 저는 제목을 보고는 뭔가 구기종목과 관련된 이야긴가 보다 싶었던 기억도 납니다.
그런데 세상에, 그런 내용(?)이라니...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5151204
초등학생 때인지 중학생 때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비교적 어릴 때 접한 난쏘공은 제가 충격적인 전개와 결말이었습니다.
아니요 저기... 대체 이게 뭐죠.. 이런 느낌
그렇게 난쏘공이 출간된 지 40년이 지났습니다. 2018년, 만구공(만화 9급 공무원)을 읽다 보니 난쏘공과의 평행이론이 떠올랐습니다. 유사점이 많더군요.
1.
난쏘공 3편 '우주여행'은 <뿌리깊은 나무> 9월 호에 수록되었습니다. 4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문학과 지성> 76년 겨울호에 수록되었고요.
만화 9급 공무원은 작가의 네이버 블로그와 DC인사이드 카연갤에서 16년 10월에 연재되었습니다.
40년 사이의 매체 변화가 눈에 보이지요? 아마 그때 인터넷이 있었고, 웹소설로 연재 중이었다면 4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아마 10월쯤에 게시물이 등록되지 않았을까...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자세한 일정은 조세희 선생님만이 알고 계시겠지만요.^^)
2.
짧은 호흡과 분량. 난쏘공, 만구공 모두 마음먹고 읽으면 한 호흡에 끝낼 수 있는 정도의 분량입니다. 내용이 전개되는 호흡도 짧은 것이 비슷합니다.
3.
어두운 시대상황 반영. 두 작품 모두 안 보신 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스포가 될까 조금 조심스럽긴 하지만, 절대 '밝다'고는 못할 톤입니다.
4.
비극...
2000년대를 강타하던 자기계발 열풍에 흠뻑 빠져 지낸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러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은 각성하여 이겨내고 성공했다!! 여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두 작품 모두 그런 패턴으로 전개되고 끝나지 않지요. (이 지점에서! 곧 나올 <대한민국 자기계발 연대기>를 기대해 주세요!! +_+)
4.
출판된 연도도 1978년과 2018년으로 40년의 텀을 두고 딱 맞아 떨어지는군요.
물론 이제 전설이 되어버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한국문학사상 최초로 300쇄를 찍었다고 합니다... ㄷㄷㄷ) , 꾸준히 무시당해온 (요즘은 그나마 좀 낫네요) 장르인 '만화' 9급 공무원을 같이 논한다는 것이 불쾌한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위상이란 것은 꾸준히 변하는 것이니까요. ('딴따라'가 '한류'가 되었듯이 말이지요) 언젠가 또 40여 년이 지나면 난쏘공과 만구공을 같은 선상에 두고 이야기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D
만구공도 300쇄 찍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하) 둘의 평행이론설을 제기하는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