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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픽 Feb 23. 2018

우리가 철학을 공부해야하는 이유

보통 인문학이라고 하면 문(文: 문학), 사(史: 역사), 철(哲: 철학)을 의미합니다.

이 세 가지 학문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필수 교양처럼 여겨지고 있는데요,


다양한 문학은 사람의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역사는 지나간 발자취를 통해 우리들이 미래를 살아갈 용기와 교훈을 불어 넣어줍니다.


그렇다면 철학은 왜 배우는 걸까요?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기에 문학, 역사와 더불어 인문학의 3대 범주에 포함되는 걸까요. 


영국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철학을 공부함으로써 얻는 효용이 그저 난해한 논리학의 문제들 같은 것에 관해서 어느 정도 그럴듯하게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면, 만약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일상의 중요한 문제들에 관한 생각을 개선시켜주지 않는다면, 만약 자기들의 목적을 위해서 위험한 문구들을 사용하는 여느… 언론인보다 우리를 더 양심 있게 만들지 않는다면, 철학을 공부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확실성', '확률', '지각' 등에 관해서 잘 생각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네. 하지만 우리 인생과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해서 참으로 정직하게 생각하거나 그러려고 노력하는 것은 가능하긴 하지만 훨씬 더 어려운 일이지. 문제는 이런 것들을 사유하는 일이 가슴 뛰는 게 아니라 종종 매우 불쾌하다는 사실이지. 그리고 불쾌할 때가 가장 중요한 거라네 - <비트겐슈타인의 추억>, p.152.


위 내용은 1944년 11월 16일, 비트겐슈타인이 제자이자 친구였던 노먼 맬컴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일부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은 우리가 철학을 공부하는 의미에 대해 "일상의 생각을 개선시켜주고 우리 스스로를 더 양심 있게 만들어주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동양 철학의 일종인 양명학에서 강조하는 '지행합일(知行合一: 앎과 실천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뜻)'과 일맥상통하는 구절이기도 한데요, 철학을 통해 우리가 일상을 대하는 태도가 개선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철학을 공부할 까닭은 충분할 듯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말, 철학과 관련된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 비트겐슈타인이 보낸 편지 전문은 필로소픽에서 출간한 노먼 맬컴의 회상록 <비트겐슈타인의 추억>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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