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삶 너머, 그리고 나 자신 마저도 다만 바람일 뿐이다
바람이 나를 스쳐 지나간 후
며칠 동안 계속 그 감촉을 떠올리거나
그 바람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 순간 느끼고 경험한 후
그냥 지나 보낼 뿐.
우리가 잡으려 하든 말든
그냥 지나갈 뿐.
지나간 바람에 대해
다시 또 다시 떠오르는
모든 반복과 집착도
역시 바람이다.
이것이 우리가 모든 바람을 기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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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경험이
그 바람이다.
모든 상황과
모든 사람이.
나아가
나의 존재성도.
즉 나 자신과
나의 모든 느낌, 생각, 행위도
그 바람임을.
삶 너머, 경험 너머, 존재 너머의
모든 것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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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멈추어야 하거나
사라지기를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멈춤도, 멈추기를 바라는 것도
하나의 바람일 뿐)
바람을 잘 느끼고 잘 대처해 주며,
바람이 다만 바람일 뿐임을
인식하는 것.
아무리 다시 떠올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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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우리가 모든 바람을 기억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