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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Feb 23. 2019

자기가 좋아/싫어하는 것을 타인에게 강요/금지하는 오류

모두 자기에겐 옳은 근거, 이유가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 자기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타인에게 강요, 금지하는 인간의 오류에 대해


우리 인간들이 저지르는 가장 흔한 오류 중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내가 싫어하는 것을 타인에게 금지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경우만이 아니라 소극적인 경우도 모두 오류에 포함된다.


소소하게는 일상의 여러 일들, 취향, 행동들이 있겠고, 크게는 종교, 사상, 철학, 신념, 가치관 등이 있겠다.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규모와 복잡성 그리고 내용만 다르지 사실 모두 같은 것이다.


내가 좋고 싫은 것을 타인에게도 강요하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뭔가에 대해 정확하고, 올바르고, 합리적인 판단에 의해서 하는 것이다'라는 자기 느낌과 믿음 때문일 것이다. 실제 그렇든 아니든 상관없이.  


실은 정말 그런 근거, 이유, 합리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우리가 뭔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건, 내가 무슨 이유를 떠올리든 말든 '그냥'인 경우가 많다는 말이다. 혹은 의식적으론 잘 잡히지 않는 무의식적 원인인.


서로 반대인 두 사람이 서로 상대방에게 자기 것을 강요한다면,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인가? 둘 다 옳고, 둘 다 그른 것이다. 다시 말해 절대적인 옳고 그름이 없다는 말이다.


물론 좀 더 보편적이거나 합리적인 관점에서 분명 좀 더 다수의 지지를 받거나 사회적으로 분별이 되는 생각과 행위들은 있다. 그럴 경우는 제대로 주장하고, 설득하고, 논의해서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거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이런 경우는 개인도, 사회도 강요와 금지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적이거나 공적인 여러 규칙과 규정, 법 등이 그렇다. 이런 행위까지 헛되거나 할 필요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런 걸 잘해야 건강한 개인이고 집단이고 사회이다. 할 때는 해야 한다.(과학, 기술, 사회적 정책 등의 영역에서는 이런 걸 더욱 정교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


문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때'에도 그렇게 하려는 경우들이다. 우리가 서로에게서 경험하듯이 아주아주 많다. 그런 (크고 작은) 불필요한 강요와 금지를, 나도 타인에게 저지르고, 타인들도 나에게 저지른다.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나도 이런 걸 하는데 나만의 근거나 이유나 역사가 있듯이, 저 사람도 저런 걸 하는데 그만의 근거나 이유나 역사가 있겠구나'라고 해 주는 것이 자신과 상대를 위해 좋다.


그런 근거, 이유, 역사가 있든 없든 서로 그렇게 인정해 주면 된다. 이것이 평화와 행복의 큰 열쇠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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