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관종'이다.
인간이라면 하나 예외 없이.
그런데 모두가 관종이므로
아무도 관종이 아니다.
모두가 관종이면, 관종이냐 아니냐 따지는 자체가
아무 의미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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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가짜이므로, 모든 것이 진짜이다.
모든 것이 진짜이므로, 모든 것이 가짜이다.'
결국, 가짜니 진짜니 하는 것은 필요에 따라 만들어져 쓰이는 것.
필요치 않을 땐 아무것도 아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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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들은, 엄연히 보면 논리적 모순인 듯 하지만, 그러나 결국 가짜니, 진짜니 하는 그 분별이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그런 게 아니라 '다만 허공 중에 만들어 쓰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 필요할 때 쓰일 뿐, 필요치 않을 땐 아무것도 아님을 눈치채는 것. 쓰면서 동시에 자유로워지는 것.
허무나 쓸데없다 등이 아니라, 본래는 없지만 잘 만들어 사용하는 것, 동시에 잘 사용하지만 그에서 자유로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