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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Dec 26. 2015

타인의 요청을 거절 못하는 당신, 너무 이기적이군요!

거절할 수 있는 아량 가지기

타인의 요청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자기를 힘들게 하는 자신의 패턴을 잘 알지만 쉽게 고치지 못한다. 그러면서 적어도 자기는 타인들의 요청을 잘 받아주어 그들을 돕는 역할이라도 하니 그게 어디냐고 스스로를 위로하곤 한다. 자기는 힘들지만 남들이 편안해지니 그것으로 그나마 만족하며 그리고 덕분에 조직이나 모임의 일도 잘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그러나 미안하게도 사실은 무척 이기적인 심리이다.


얼핏 보면 타인들의 요청을 거절하는 게 이기적인  듯하다. 하지만 사실은 거절하기 않아야 내가 여러 가지 이점을 얻을 수 있으니 그 욕심에 거절을 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 이점은 타인의 인정, 나 스스로의 심리적 만족 등이다. 또한 거절할 시에 있을 수 있는 타인의 실망이나 반감을 모면하는 것,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어떤 손해가 있을 수 있다는 걱정을 덜고 싶은 마음도  한몫한다.


그런데 이기적이라고 했지만 나쁜 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여하 간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아간다. 타인들에게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그렇게 하면 문제이겠지만 적정선에서 내 이익을 지키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앞서 말한 심리적 욕심 때문에 거절해야 할 경우조차도  거절하지 못하고 다 받아주면서 발생한다. 우선은 내가  힘들어지지만 결국 차후에 타인들도 곤란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결국 나의 잘못된 이기심이 관계와 상황을 망치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엔 오히려 내 욕심을 버리고 아량을 베풀어 적절히 '거절'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타인들의 요청을 덜컥 수락하는 이기적 습관에서  빠져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가장 객관적이고 적절한 '수락 혹은 거절의 지점'을 잘 찾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 그게 나와 타인을 위해 그리고 전체 상황을 위해서도 좋기 때문이다. '기계적으로 혹은 습관적으로' 수락하는 패턴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그런 지점을 찾는 것은 거저 얻어지는 능력은 아니다. 때론 실패하고 때론 성공하면서 경험치와 능숙도를 높여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빨리 안 된다고 조급해할 필요 없다.


어쩌면 타인의 요청을 잘 거절하는 못하는 건 '심리적 게으름'이 원인일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나와 타인 그리고 상황에 가장 적절하게 수락할 건 수락하고 거절할 건 거절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나의 능력치, 의도, 전체 상황 등도 잘 파악해야 한다. 상대도 파악해야 하고. 그리고 내가 수락했을 때와 거절했을 때 이후의 상황 흐름에 대한 촉과 감, 결과의 예상도 어느 정도 이상으로 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선 당연히 노력과 애씀이 들어간다. 그냥 저절로 되는 게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런 걸 잘 못하니 혹은 하기 싫으니 '그냥 수락'하고 마는 것이다. 뒷 일은 생각지도 않은 채. 내 마음의 당장의 편안함만을 위해.


그럼 일부러 거절하란 말인가?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다. 인간 관계에서 그리고  사회생활에서는, 내가 능동적으로 나서서 어떤 일을 떠맡거나 혹은 남들이  귀찮아하거나  힘들어하는 일을 기꺼이 맡아서 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삶의 행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필요할 때 이런 태도를 가지는 것은 실제  사회생활과  인간 관계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것은 '남의 요청을 함부로 수락하지 않기'와 충돌되지 않는다. 핵심은 남의 요청을 거절하느냐 수락하느냐가 아니기 때문이다. 거절과 수락 어느 결정이든 되도록 적절하게, 나와 타인과 상황에 도움이 되게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핵심인 것이다.


글의 처음에서 '남의 요청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이기적이다'라는 말을 했지만, 어느 정도는 긍정적이고 좋은 기질임도 사실이다. 사실은 남의 요청과 부탁 잘 거절하지 못하는 것을 좀 더 쉽게 거절하게 하기 위한 '심리적 알리바이' 같은 효과를 위해 일부러 만들어 본 이기도 하다. 요는 그런 자신의 기질을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이다. 무조건 매몰되는 게 아니고. 반대로 남의 요청을 주로 거절하는 게 성향상 익숙한 이들도 있다. 이 경우도 너무 거절 쪽으로만 치우치면 문제이다. 이 경우 역시 자신의 기질을 잘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락이 필요할 때는 자기 기질과 반대이어도 의도적으로 수락을 할 수도 있는.


어느 경우이든 자기 성향의 수동적 노예가 아니라 능동적 주인이 되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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