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뭔가 생각할 때
그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면
거기엔 뭔가 절대 사실이 있고, 어마 무시한 무엇이 있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믿는다.
짧게 이야기하면
'거기 실체가 있다. 저기 사실이 있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실재로는
그런 어마 무시한 사실, 실체가 아니라
'다만 한 생각'이 있을 뿐이다.
/
생각 하나가 아니라
그 생각의 근거들이 있다고 또한 믿을 것이다.
그 생각이 사실이고, 실체임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근거들이.
그러나
그 '근거가 되는 사실, 실체'라고 믿는 것들 또한
'다만 한 생각'들일뿐이다.
생각이란
아무리 쌓이고 쌓여도
'결국 생각'일뿐이다.
생각이 쌓인다고
'사실, 실체'가 되는 게 아니다.
/
어떤 생각, 모든 생각의 가장 밑바닥에
있을 것이라 막연히 믿거나 짐작되는
'그 무엇'도
사실이나 실체가 아니라
'다만 한 생각'일뿐이다.
'있음'이라는 생각.
'사실이 있다'는 생각.
'실체가 있다'는 그 한 생각.
(나아가,
이 모든 생각을 하고 있다는 '나'도 한 생각일 뿐.)
그 지점에 인식이 도달하면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이 끝나게 된다.
끝낼 것도 없는 것의 끝.
(* 여기서 각성하라!
'사실'이니, '실체'니 하는 것도
다만 한 생각일 뿐임을.
그런 게 실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스스로 빠져들어
쓰고 있는 것뿐임을.)
/
'생각'에 대해선 이렇게 들어간다 해도
사람들이 더 어려워하는 것은 '느낌'이다.
오감적인 느낌과 감정적 느낌을 모두 포함하는.
"생각일 뿐이라고 쳐내기에는
이 느낌이 너무 강해요. 너무 선명해요.
그래서 감히 쳐낼 수가 없어요.
무시할 수가 없어요.
넘길 수가 없어요."
모두의 공통 고민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다.
그 '느낌'이라는 것도
실은 '생각'일뿐이다.
자꾸 느낌은 뭔가 실체를 감지하는 것이고
느낌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 여기지만
아니다.
느낌도 다만 생각일 뿐이다.
좀 더 원시적인 생각,
언어적 생각 이전이 비언어적 생각.
원시적이든 비언어적이든
'다만 생각'일뿐이다.
/
생각이 들어도
그것이 다만 '한 생각일 뿐임'을
자각한다면
그 생각이 있든 말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생각일 뿐이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사실, 실체 따위가 아니므로.
그 든 생각이 문제가 아니라
그 생각이 실제고 실체라고 믿는 그것이 문제이다.
그 한 생각!
똑같이 해서
한 느낌이 들어도,
거부할 수 없을 선명한 그 한 느낌이 들어도
그 역시
'다만 한 느낌일 뿐'이다.
그 느낌의 기반(들)도
무슨 어마 무시한 사실이나 실체들이 아니라
('사실', '실체' 등도 다만 한 생각이라 했다)
그냥 그 이전의 '한 생각', '한 느낌'들일뿐이다.
이렇게 들어가서
가장 밑바닥 혹은 가장 처음으로 간다 해도
거기 있는 건
오직 '한 생각, 한 느낌' 뿐.
/
이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여겨지는
'나(주체, 행위자)'라는 것 마저도.
/
이러한 과정과 그 결말을,
생각으로서가 아니라
(생각을 이용해 들어가되)
실제로 깨치는 것,
자각하는 것,
각성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