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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Aug 25. 2016

앎의 저주, 기억의 저주에 힘들 때

안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은 용기이다

안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은 용기이다.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기억할수록

더 많은 것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진화의 어느 순간

그것을 감당할 용기를 내었다.

그리고 그 어느 동물도 하지 않았던

속도와 양으로 앎과 기억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비록 모든 앎이, 모든 기억이

우리에게 편안한 것이 아니지만,

어떤 앎과 기억을 너무나 힘들고 괴롭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마저 감당하기로 했고,

실제 감당하고 있다.

그래서 용기라고 한 것이다.


우리는, 앎과 기억의 이 무거운 짐을

기꺼이 함께 지기로 한 동지들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되돌아보면

어떤 앎도, 어떤 기억도

더 이상 짐이 되지 않는다.


동물들은 짧은 앎과 짧은 기억으로

순간순간만을 살아가며

불필요한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겪지 않는다.

때론 오히려 그런 상태가 부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모르고 괜찮은' 것과

'앎에도, 기억함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것 중

더 용기 있는 것은 후자이다.

바로 우리가 선택한 양태이다.


/


'난 그걸 선택하지 않았어~!'라고

부르짖고 싶을 수도 있다.

특히 앎의 저주, 기억의 저주에 괴롭고 힘들 때이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능동적 선택이었고

우리의 용기였다는 것이 선명히 자각될 때

그것은 더 이상 저주가 아니다.


그것은 기꺼이 경험해 줄 어떤 것이다.

유용하게 잘 사용해 줄 도구이다.

지금의 우리가 있게 된 근간이다.


지금 이 순간,

앎과 기억을 잘 사용하고 있든

앎과 기억에 힘들어 하고 있든,


같이 이 여정을 하기로 결정했고

실제 함께 하고 있는

모든 인간 동지들에게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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