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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Oct 21. 2015

팝가수 Sia(시아)는 왜 얼굴을 감추고 노래를 할까?

창작물 속으로 들어간 창작자

음악 잘 모른다. 팝송도 잘 모르고. 대중 문화 중에 듣는 것, 보는 것 모두 좋아하지만 최근엔 음악 쪽은 잘 찾아서 듣지 않게 되었다. 30대 때  이것저것 많이 들었던 것으로 심리적 충족이 되어서 그런 걸까. 일전에 어느 연구에서 보니 나이가 들면서 점점 음악을 듣지 않게 된다고도 하더라. 여하튼, 현재 음악을 듣는 것은 장거리 운전할 때 차 속에서 혹은 버스 속에서 스마트폰으로  sky.fm이라는 사이트 연결해서 그때그때 피아노, 팝, 클래식, 재즈. 일렉트로닉 등등을 나오는대로 듣는 것이 주되다. K-팝은 아쉽게도 안 나온다. 


언젠가 일 때문에 서울 출장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갑자기 그 전에도 듣곤 했던 'Titanium(티타니움)'이라는 노래가 유난히 꽂혔었다.(잠시 아래에 뮤직 비디오 링크 나옴)  


I'm criticized but all your bullets ricochet  

내가 비난 받아도 네 총알(비난)들은 모두 튕겨나가지 

Fire away, fire away  

쏴봐, 쏴보라고 

You shoot me down but I won't fall  

날 쏘아 넘어뜨려도 난 쓰러지지 않아

I am titanium!  

난 티타늄이야! 


'나는 티타늄이야~!'라고 가수가 소리칠 때 그녀는 정말 티타늄이 되는 것 같았고 듣는 나도 무적의 티타늄이 되는 것 같은 느낌! (이래서 음악은 마법이 되는 것이다. 노래에 빠진 순간 그 노래 가사대로 우리가 변신할 수 있는. 물론 음악만이 아니라 그림, 연기, 영화, 글, 말 모두 그러한 마법의 도구가 된다)  




바로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 보니, 음악은 David Guetta라는 프랑스 음악가가 만든 거라는데 나는 가수가 더 궁금했다. 찾아 보니 호주 출신 여가수 Sia(시아)란다. 뭔가 노래 비욘세 비슷한 느낌도 났었는데 더 정보를 찾아 보니 Sia는 노래만인 아니라 작곡, 퍼포먼스 등 모두 하는 경우였는데 과거부터 이미 비욘세를 비롯한 여러 유명 여가수들에게 곡을 주어 왔단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리한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등. 


역시.. 75년생인 호주 사람인데, 과거가 참 만만찮았다. 어릴 적에는 술과 폭력에 절었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큰 후에 영국으로 와서 음악가로 활동 시작했는데 잘 안되고. 좀 될  때쯤 정말 사랑하고 같이 활동하던 남자친구가 갑자기 사고로 죽었단다.  그리로는 한참을 방황(우울증, 술, 마약 등)을 하다가 어느  시기부터 제대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사실 자세한 관련 정보들은 인터넷 조금만 뒤지면 상세히 나오는데, 그녀의 과거를 아니 그녀의 노래와 음악들이 좀 더 이해가 되는 듯도 하다) 




'티타니움(Titanium)'은, 노래를 강렬한데 정작 공식 뮤직 비디오는 노래와 맞지 않아 영상 대신 노래만 듣길 권장한다. 만약 가사에 맞춰 다시 뮤직 비디오를 만든다면 훨씬 더 쿨한 스토리로 만들어야 하지 싶다. 또 다른 David Guetta의 노래로, 시아가 피처링한 '쉬 울프(She Wolf)'의 뮤비가 오히려 멋있었다.(관련 내용을 찾아 보니, 역시 티타니움 뮤비 제작에 시아는 전혀 관계가 안되었단다) 


# 티타니움 공식 뮤비: https://www.youtube.com/watch?v=JRfuAukYTKg  

# 쉬 울프(She Wolf) 공식 뮤비: https://www.youtube.com/watch?v=PVzljDmoPVs 


대신 유튜브에서 7번째인가로 많이 시청되었다는 '샹들리에(Chandelier)'가 노래와 뮤비 모두 좋다. 이번 2015 그레미 어워드에 '올해의 노래', '최우수 뮤직비디오'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무관에 그쳤단다. 하지만 그 만큼 강렬하다는 뜻이겠다. 개인적으론 공식 뮤비보다는 주로 실황 무대에서 두 사람이서 추는 퍼포먼스들이 맘에 든다. 특히 Dancing With The Stars 버전. 


# 샹들리에 공식 뮤비: https://www.youtube.com/watch?v=ILTZ8qZbNK0 

# 댄시 위드 더 스타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YUTTn0KjHsY 


노래 'Chandelier'와 'Elastic heart' 뮤비에 나오는 매기 지글러(Maddie Ziegler)라는 10대 초반 어린 춤꾼도 화제다. 그 전에 이미 천재 소녀 춤꾼으로 유명했다는데, 그녀를 눈여겨 보던 시아가 먼저 트위터로 요청을 해서 합류하게 되었단다. 본래 매기의 춤 스타일은 달랐는데 시아와 함께 하면서 아주 매력적인 퍼포먼스가 터져 나온 케이스라 볼 수 있다.(잘 보면 매기 지글러는 시아의 페르소나 역할을 하는  듯하다)  


# 매기 지글러 초기 방송 출연 모습: https://www.youtube.com/watch?v=n18wkKflmuY 

(이러다가 시아 뮤비에선 스타일이 완전히 바뀐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킨 'Elastic heart' 뮤비. 놀랍게도 여기 나오는 남자 무용수는 할리우드 변신로봇 영화 '트랜스포머'의 남자 주인공으로 나왔던 Shia LaBeouf(샤이아 라보프)다!  (성적인 느낌을 일으켜서 좀 논란이 있나 본데, 어떤 해석에서는 시아의 어린 시절 아버지와 연관된 해석도 있기도 하다. 물론 전혀 다른 메타포로도 해석들이 가능하겠고. 예를 들어, 내면의 두 자아의 갈등과 화해 등.)  


# Elastic heart 공식 뮤비: https://www.youtube.com/watch?v=KWZGAExj-es 




재미있는 것은, 유튜브에서  오래전에 시아가 나온 방송 동영상 등에서는 아주 일반적인 인터뷰도 잘 하고 했던 그녀가 어느 때부터 뒤돌아 앉아서 인터뷰하고, 또 몇 프로그램의 무대에서는 무대엔 서지만 얼굴을 가린다든지 혹은 뒤돌아서서 노래를 한다든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래 링크들에서 그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1. 2009년 프랑스 방송 인터뷰: https://www.youtube.com/watch?v=YEIwpml_IF8 

(좀 어수선하지만 인터뷰를 곧잘 한다) 

2. 2014년 salkavlan 인터뷰: https://www.youtube.com/watch?v=C8xiKR01Aq4 

(뒤돌아 앉아 하는 인터뷰) 

3. Ellen 쇼에서 '샹들리에' 공연: https://www.youtube.com/watch?v=ILTZ8qZbNK0 

(뒤돌아서서 노래하고 있다) 

4. Ellen 쇼에서 'Elastic heart' 공연: https://www.youtube.com/watch?v=vaBlYm9-b20  

(공연 끝나고 마지막에 엘렌이 뒷줄 맨 왼쪽에 얼굴 가리고 있는 시아에게 가서 인터뷰한다.) 


특히 2번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 보면, 시아가 자신이 음악을 하면서 유명인이 되고 엄청난 팬들이 생기면서 얻은 어떤 긴장, 스트레스 등을 이야기한다. 그 외 여러 이야기도 물론 있고. 사실 위에서 든 자료 외에는 시아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없기에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모두 필자의 개인적인 추측이라 할 수 있다.  




짐작컨데, 그녀 나름대로의 '상황 조절'인  듯하다. 어려운 과거가 있었고,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점점 성공 가도를 달리다가 이제는 거의 성공과 인기의 절정에 있는 상황. 그런데 그녀는 '진짜 자기'와 '사람들에게  열광받는 자기' 간의 어떤 큰 간극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짐작된다. 


보통 유명인들은 이러면서 이런 간극이 심해지고, 자기 조절이 안되면 공황장애나 조울증 등에 빠지기도 할 것이다. 무대공포도 있을 수 있고, 대인기피도 생길 수 있다. 근데 시아는 나름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것을 해결하고 있는 게 아닐까도 싶다. 대중 앞에 나서지 않으려 하면서도 나서야 하기에, 퍼포먼스나 인터뷰를 하면서 얼굴을 가리거나 뒤돌아서는 것으로 말이다. 


물론 이 측면만이 전부는 아니기도 할 것이다. 개인적인 해석으론, 시아는 창작자로서의 자기와 창작물로서의 음악 그리고 대중들이 열광하는 대상으로서의 자기와 음악에 대해서 건강한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한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완전히 분리해서 활동할 순 또 없는 것이 문제인데. 그래서, 라이브 공연이나 무대에서 뒤돌아서서 노래를 부르거나 혹은 얼굴을 가리거나 하는 행위를 선택해 본 것인.


그렇게 해서, 자신과 음악이 창작자와 창작물로 나누어진 것이 아니라 자기도 곧 창작물의 하나의 요소로 적극적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 그리고 사람들에게는, 자기가 창작자로서 노래와 음악과 퍼포먼스를 만든 어떤 '주체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또한 어필하는 것이다. 그렇게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그리고 '시아'라는 한 사람을 꼭 그렇게 열광의 대상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는 것. 


물론 미래 언젠가 그녀에 대한 좀 더 깊은 그녀와의 인터뷰나 혹은 자료가 새롭게 나오게 되면, 그녀의 본래 의도를 더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개인적인 짐작으로 충분하고, 그리고 어쨌든 그녀의 노래와 목소리와 퍼포먼스가 너무나 멋지기에 또 그것으로도 충분한  듯하다.


멋진 공연과 노래를 선사하는 그녀를 항상 응원한다.







[출간 공지] 책 '자기 미움'의 출간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 가장 가깝기에 가장 버거운, 나를 이해하기 위하여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책 '자기 미움'이 출간되었습니다. 좋은 출판사 '북스톤'에서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로 정성 들여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동안 브런치에서 '자기 미움' 심리의 원인과 해결을 주제로 연재해 온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습니다. 책의 부제처럼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가장 가깝기에 가장 버거운, 나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책의 내용으로는 '자기 미움 심리, 정체성 문제, 감정 다루기, 상처 넘어서기, 타인과의 관계' 영역에서 실제 도움이 되는 이해와 구체적인 실천법들이 상세히 들어 있습니다.

- 이경희 작가 드림


아래는 책 <자기 미움> 링크입니다.

# <자기 미움> 종이책: 네이버 책 링크 / 교보문고 링크 / 예스 24 링크 / 알라딘 링크 

# <자기 미움> 전자책: 리디북스 e-book 링크 / 교보문고 e-book 링크


축하해 주세요! 책 <자기 미움>이 2016년 문공부 주최 '세종 문고'에 선정되었습니다. '인문/철학/심리' 영역에서 입니다. 선정 후 정부 지원으로 전국 2700여 도서관, 학교, 기관 등에 배포되었으며 전자책 출간 지원도 받았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 덕분이라 생각되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관심 작가 브런치>

이시스 작가의 브런치: 흥미로운 신화 이야기(신화 속에 있는 연인과 부부 유형), 힐링 동화, 시, 자기 치유, 따돌림에 대한 좋은 글들이 있는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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