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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Jan 08. 2018

우리는 모두 '나름의 소수자'들이다

성소수자 혹은 다른 사회적 소수자(혹은 약자)들에 대해서, 쉽게 용납하는 마음을 가지지 못하는 이들은, 대부분 자신들은 그런 소수자가 아니며 앞으로도 그런 소수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즉 자신은 '항상, 본래 다수자' 혹은 '권력의 편'라 여기는 것이다.

(수적 면에서 소수가 아님에도 벌어지는 여성 차별, 인종 차별, 나이 차별 등의 문제도 포함)


그러나,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든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거나 없는 것을 가지게 마련이다. 즉 누구나 '나름의 소수자성'을 가진다는 말이다. 자기는 그런 거 없다고 주장하겠지만, 다 가지고 있다. 신체적 측면만이 아니라, 가치관, 신념, 종교, 철학, 학문적 입장, 취향, 취미, 혼자 생각 등등에서 모두 가능하다. 


차이점은, 현재의 사회적 소수자들은 그것이 '드러나'게 차별이나 혐오를 받는 것이고, 다른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것뿐이다. 즉 둘은 동일한 현상인데 사회적 대접이 다를 뿐이다. 


핵심은, 현재 드러나지 않으며 드러나더라도 차별이나 혐오를 받지 않는 그 '소수성'도 상황이 변하면 언제든 지금 소수자들이 받는 차별과 혐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그런 사례는 여럿 있다. '정상'으로 대접받던 어떤 소수성이 어느 시점, 어느 상황에서부터 '비정상'으로 취급받게 되는.


결론은, 어떤 소수성이든 모두 '정상'이라는 것이다. 


핵심은, '정상-비정상'이란 개념 자체가 다만 설정에 불과할 뿐이란 것이다.

애초에 정상, 비정상의 구분 자체가 '만들어진 것'이다.


'상황이 바뀌면 정상이 되었다가, 또 비정상이 되었다가 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 그 정상성, 비정상성이라는 분별의 '허구성, 임시성, 인위성, 설정성'을 드러내는 한 증거이다. 


자신이 가진 일종의 소수성이 타인들에 의해 차별받거나 혐오받게 될 때 그걸 부당하다 여긴다면, 타인들의 소수성을 향한 자신의 차별과 혐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부당하다 여겨야 한다. 그렇게 서로 지켜주어야 한다. 이게 자연스럽고 상식이다. 인지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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