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자기 미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루 MuRu Mar 07. 2018

타인이 잘못되거나 악마화 되면 내가 온전해질까?

내 존재성을 타인의 존재성에 의존하는 오류

(소수나 일부가 아닌) 전체의 조화와 이익을 의해 '정의'를 추구하는 것, 잘못된 것을 타당하게 심판하고 비판하는 건 상대적으로 당연히 바람직하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해야 한다.


하지만 타인을 '악마화' 혹은 '오류화' 시켜 내 존재성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심리는 별로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내 존재성을 타인(의 오류성)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을 이상하게 만들거나 악마화 시키면서,  '그렇기 때문에 나는 괜찮다, 내가 옳다'고 느끼는 기제는 때론 교묘하고 미세해서, 스스로 눈치채지 못한 채 이 심리에 매몰 혹은 중독되곤 한다.

(반대로 상대가 옳거나 잘났다고 해서 내가 위축되거나 못나게 되는 것도 또한 아니다. 보통 상대방이 옳고 내가 틀리게 될 때 심리적 저항감을 느끼곤 하는데, 그 저항감은 상대방의 옮음이 내 존재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극성이 다를 뿐 같은 행위이다.)


그 비판이나 정의의 심판이 온당한 경우와 온당치 못한 경우 모두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매몰과 중독은 결국 나의 고통과 피해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때로 오판을 일으키게도 한다.


잊지 말자. 타인들이 잘 났든 못났든 나의 존재성, 존재 의의, 존재 가치는 그와 하등 상관없이 항상 온전함을.


비판과 정의는, 필요에 의해 적절히 행해지는 것이지

내가 그에 의존할 것이 아님을.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은 상대에게 불가능한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