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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Mar 07. 2018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그 대원칙 하나

이 대원칙이 체화될수록 좋은 글이 나온다

글을 쓰는 많은 이들이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에 대해 여러 전문가 분들이 '글쓰기 방법과 법칙'을 알려주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능력과 경험치 그리고 검증에 의해 나온 방법론들은 나름 효능이 있으므로 모두 잘 이용하면 된다.


여기서는 그러한 모든 방법론과 원칙들의 기초가 될 수 있는 대원칙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읽어 보시고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잘 이용하시기 바란다.




좋은 글을 쓰는 기본 대원칙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목적으로 글을 쓰는 것"


아마 이 원칙을 본 많은 이들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어, 그건 너무 뻔한 원칙 아닌가? 모든 사람들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글을 쓰는 것 아닌가? 안 그런 사람이 있나?'


그렇다. 안 그런 경우들이 있다. 어떤 때일까?


1. 내가 쓰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만을 쓰는 경우

2. 내 주장 자체를 위해 쓰는 경우

3. '나의 옮음'을 고집하기 위해 쓰는 경우

4. 내 회포(감정)를 풀기 위해 쓰는 경우


보통 위 4가지 유형으로 글을 자꾸 쓰게 되면, 글 자체가 점점 길어지거나 번잡해 지거나 심심해진다. 자기만의 패턴에 빠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점점 내 글을 보지 않게 된다.


나는 지금 위 4가지 유형의 글을 쓰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니다. 사실 많은 글이 저러한 동기로 쓰여지고 또 나름 유용하고 재밌고 도움이 되고 있다. 문제는, 저러한 동기로 글을 쓰는데 그것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게 되고 유용성도 떨어지게 되는 경우이다. 그러면 결국 나는 나대로 글을 쓰느라 고생하지만 보람은 없게 되고, 읽는 사람들은 읽는 사람들대로 힘들게 된다.


그래서 어떤 경우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과 목적'이 들어가는 게 필요하다.




- 글을 쓰는 동기는 여러 가지다


물론 모든 사람이 나름대로는 다 내 글과 주장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를 바라며 글을 쓴다. 그런 목적과 동기를 가진다. 그런데 이 경우에 핵심은 '농도'이다. 즉 그러한 목적과 바람의 농도와 다른 목적(위에 말한 4가지 등의)의 농도 중에 어느 것이 더 찐한가에 차이가 있다.


도움을 주고자 하는 동기, 또 실제 도움이 되는 정도의 농도가 찐하면 찐할수록, 해당 글을 쓰는 다른 동기들이 있다 해도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다른 동기들은 글을 쓰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좋은 글이 되는 것이다. 글을 쓸 때는 여러 동기가 필요하다. 어떤 동기든 불필요한 것은 없으며 잘 쓰면 된다. 하지만 어떤 동기로 글을 쓰든 여기서 말하는 대원칙이 바탕 동기가 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좋은 글이 나오기 어렵다.


물론 글을 쓰는 목적이 꼭 하나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또 남에게 도움이 되어야만 한다는 법칙도 없다. 글쓰기에는 다양한 동기, 목적, 결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필요한 대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쓰자. 다만, 내 목적이 나도 만족하고, 사람들도 좋아하고, 많이 읽힐 수 있는 글 즉 '좋은 글'을 쓰는 게 목적이라면 이제 동기 관리가 좀 되어야 한다.




-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


여기서 그럼 '좋은 글'은 무엇인가도 한번쯤은 이야기해 보아야 할 듯하다. 필자는 일부러 '잘 쓴 글' 대신 '좋은 글'이란 말을 썼다. 이것은 마치 '잘생긴 사람'과 '좋은 사람'의 차이와 비슷하다. 글쓰기도 분명 하나의 능력이자 기술이기에 '잘' 쓰는 법이 있고 '잘' 쓴 글이 있다. 타고난 경우도 있고 훈련으로 더 다듬어진 경우도 있다. 글을 잘 쓰는 건 어쨌든 좋은 일이다. 할 수 있는 노력과 훈련으로 얼마든지 더 잘쓸 수 있게 하자.


가장 좋은 것은 당연히 잘 쓰고 좋은 글이다. 그런데 잘 썼지만 썩 좋지 못한 글이 있고, 좋은 글인데 썩 잘 쓴 건 아닌 글도 있다. 전자도 물론 나름의 의의는 있다. 다만 여기서는 후자인 '좋은'이 중심이 된다. 그리고 그 '좋음'의 기준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으로 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정의, 관점,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각자 나름의 '좋은 글'의 정의 내려 보시고, 자신이 정한 대로 글을 써 보아도 된다. 가령 '내 감정과 경험의 나눔', '나 자신을 표현하기' 등도 좋은 글의 요소가 될 수 있다.)




- 좋은 글이면 무조건 많이 읽히는가?


좋은 글, 즉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글은 사람들에게 많이 읽힐까? 좋은 글과 '대중성'은 항상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도움을 받을 사람의 수는 경우에 따라 적기도 하고 많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 부분에서 고민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글을 쓸 때는 당연히 많이 읽히는 걸 목표로 하는데 내가 쓸려는 글이 그렇게 될지 아닐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대중에 대한 노출의 기회 등 여러 변수가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고 썼지만 의외로 반응이 적은 경우도 많다. 사실 이 부분은 경험치와 능숙도와 노하우의 영역이기도 하다. 내가 쓸려는 글의 내용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필요하고, 도움을 주고, 관심을 받을지를 미리 아는 경우 말이다. 이런 감은 결국 시간과 과정을 투자해 경험치로 쌓아나갈 수밖에 없다. 그게 가장 빠른 길이다.


하지만 그런 감이 적더라도 문제가 될 건 없다. 대상의 수가 적을지 많을지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 있다면 쓰면 되기 때문이다. 독자의 수가 많고 적음은 어차피 내 능력 범위 밖에 있다. 그러므로 나는 계속 '아, 이런 내용이나 정보라면 사람들에게 필요하겠다. 도움을 주겠다'는 감을 키우면서, 나의 감을 믿으면서 글을 쓰는 것이다. 내 고유성을 키우는 것이다. 이 부분의 능력치와 고유도가 올라갈수록 내 글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필자는 브런치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브런치에 쓰던 글이 출판사(북스톤)의 눈에 띄어 출간 제의를 받아 책도 내었다. 책 제목은 <자기 미움>이고, 책 소개 링크는 '예스24: <자기 미움>'이다. 2016년에 문체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세종 도서'에 선정이 되기도 했고, 다행히 책은 현재 3쇄까지 나왔다. (굳이 이런 부분을 소개하는 이유는, '좋은 글을 쓰는 대원칙'에 대한 이 글을 쓸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를 말해보기 위함이다. 독자에게 일종의 믿음 혹은 신뢰를 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현재 브런치의 독자 수는 10600여 명이고, 전체 글의 조회수는 84만 조회를 넘은 상태이다. 개별 글 조회수에서는 7만, 5만, 3만, 2만 등을 기록한 글도 여러 편 있다. 이러한 수치는 물론 브런치라고 하는 플랫폼의 힘으로 된 것이 가장 크겠지만 어쨌든 '읽히는 글'을 썼다는 근거는 되리라 본다.(단, 필자의 이러한 수치보다도 훨씬 더 많은 성과를 낸 이들도 많으므로 필자의 수치는 그냥 필자 개인의 것으로만 보시면 되겠다. 필자 스스로 무슨 대단한 작가라 생각하는 그런 오해는 하고 있지 않으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다만 글쓰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어떤 수치들보다 글에 담긴 통찰과 내용이 핵심이라 생각하고는 있다. ^ ^)


당연한 것이지만 필자도 항상 많은 사람들이 읽는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브런치의 기존 글들이든 이곳 스팀잇에 앞으로 쓸 글이든, 어떤 경우는 조회수가 적고 어떤 경우는 많고 할 것이다. 필자가 글을 쓰는 기준은 당연히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인데, 글의 소재에 따라 그 대상의 수가 적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되도록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읽어 주고 또 내가 의도하는 도움을 받길 원하지만 실제 결과는 흐름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이제는 글을 쓰기 전에 미리 대중성이 어느 정도 자가 측정이 되지만 그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글을 쓴다. 내가 쓰고 싶고, 또 단 1명이라도 도움을 받는 글이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하고자 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의 독자층의 수가 적을 수도 있지만, 대중성을 키우는 것은 나의 노력과 훈련에 달렸기도 하다는 것이다. 즉 같은 주제, 같은 소재를 사용하되, 그 주제와 소재를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글쓰기만이 아니라 음악, 미술, 무용, 연극, 영화 등 거의 모든 창작 활동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같은 주제와 소재라도 좀 더 깊은 층, 좀 더 본질적인 것을 포착하고 표현할 수 있는 힘, 나 개인의 시각을 품고 넘어선 좀 더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통찰, 사람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계속 키워가는 것이다. 쉽다는 말은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못할 것도 없다. 이 역시 꾸준한 경험으로 능숙도와 감을 키워가는 과정이므로.


필자는 그것을 위한 하나의 대원칙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제시했다. 이것은 어떤 도덕이나 윤리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실용적이고 실제적인 노하우라고 생각한다. 최소 필자의 직접 경험상 그러하며 다른 많은 사례들을 보아도 그렇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필자가 제시하는 좋은 글을 더 많이 쓸 수 있게 되기를, 동시에 각자가 생각하는 자신만의 좋은 글도 더욱더 많이, 잘 쓰시게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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