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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한 주니어들을 위한 조언

2년 동안 고민해온 것들의 '대답'이 되었던 동료분과의 대화 2

스타트업을 첫 커리어로 시작하고 일한 지 벌써 2년 반이 되었어요.

다행히 좋은 로켓에 올라탄 덕분에 회사의 성장과 함께 개인적으로도 성장하고 있음에는 추호의 의심도 없죠.


하지만 항상 마음속 어디에선가 이유를 알 수 없던 불안함이 있었는데

회사 동료분과 대화를 하며 나의 생각이 많이 정리되었습니다.

스스로도 정의할 수 없던 불안감도, 그 해결방법도,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살지도


내 인생에서 만난, 커리어에 관한 가장 좋은 대화였어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공유하고 싶어 동료분과의 대화를 이곳에 정리한 2개의 글 중 두 번째 글입니다.


<1. "커리어"에 관한 모든 질문과 대답들>

<2. 스타트업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들을 위한 커리어 조언>


저번 글이 모든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사람들을 위한 공통되는 내용이었다면,

이번 글은 스타트업 주니어를 위한 내용들만을 정리해보았어요.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과 다른, 스타트업만이 가지는 조건과 환경이 가지고 있는 상황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


1. 스타트업에서의 일하는 것의 의미는 대기업과는 다르다. 그 본질적인 차이를 이해하고 있을 것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이 구조적 특징에 따라 가지는 의미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점과 단점 모두 다 말이죠)

꿈! 열정! 은 언젠가는 희석되는 성질의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아 물론 아닐 수도 있음! 하지만 구조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이라는 각 구조가 가지는 특징을 명확히 알고 본인에게 '적합한' 곳을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1) 가설부터 시장 반응까지 : 빠른 '문제 해결' Loop

대기업에서는 대부분 큰 규모의 사업을 진행하고, 큰 조직으로 운영됩니다. 그래서 특히 주니어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작고, 시장의 반응을 빠르게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한 사람이 많은 업무를 주관하고 있고, 내가 한 일이 바로 성과로 나옵니다. 나의 한 주간 업무가 매출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가 바로 보이는 곳이죠.


저에게는 '1) 내가 주도적으로 진행한 업무가 2) 빠르게 성과로 나오는 곳. 빠르게 시장 반응을 보며 다양한 시도를 여러 차례 진행해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저의 성장에 있어서 가장 빠르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스타트업에 있는 것이고요.


제 업무를 예로 들면,

1) 어떤 상품을 더 소싱해올까?라고 고민(=문제에 대한 가설 & 해결방법) --> 2) 좋은 상품을 소싱(=실행) --> 3) 마케팅팀과 협업해서 마케팅을 진행(=실행) --> 4) 매출(=시장의 반응)

이런 '가설 검증 Loop' 가 짧으면 1주 안에 한 바퀴를 돌기도 해요. 1주 안에 시장 반응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죠.

"문제정의-해결방법-실행-문제 재정의 v2"라는 순환하는 Loop를 통해 개인의 능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가장 큰 의미이다.

물론 스타트업이 속한 도메인의 특성(B2B면 상대적으로 이 Loop 가 B2C 보다 길 수밖에 없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하지만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에서 한 개인이 Loop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짧은 경우가 많죠(스타트업은 처음부터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긴 Loop의 사업을 진행하기 쉽지 않고요)


2) 많은 권한(과 할 일ㅠ) vs 오너십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는 것

흔히 "대기업에서 일하면 나라는 인간이 부품이 된다"라고들 이야기합니다. 큰 규모의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크고 견고한 시스템을 잘 갖추어두었죠. 사람 하나가 있고 없고 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요.


하지만 스타트업은 구조적으로 사람이 적은 조직이기 때문에 개인이 해야 하는 일의 범위가 매우 넓고, 일반적인 대기업에 비해 개인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많은 편입니다. 가끔 "이런 걸 내가 결정해도 됨?..ㄷㄷ" 이런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반대로, "이런 것까지 내가 해야 해?ㅠㅠㅠ" 도 있고요ㅎㅎ)


이런 특징이 누군가에게는 '시스템화 되어 있지 않아 정신없어!'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위에서 내려오는 의견이 아닌, 나 개인의 판단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조직입니다. 이런 면에서 스타트업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가 몰입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3) 커리어의 성장 - 태스크가 아닌, 성과와 권한의 관점으로

정말 저의 스타트업 친구들이 꼭 봤으면 하는 챕터입니다.(중요!! 쾅쾅)

스타트업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모임을 진행하는데 자주 나오는 고민이 바로 "운영이나 잡다한 일을 해서 내 전문 커리어가 쌓이지 않는 것 같아"라는 고민이었어요. 이번 대화를 통해 드디어 조금이나마 그 답을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타트업은 환경상 한 사람이 다양한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혼자 처리하던 일의 규모가 커져 사람을 채용하고, 원래 혼자 하던 일을 팀이 하게 되면서 그 업무의 관리자로의 권한을 부여받게 됩니다. 내가 하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이관하고 본인은 더 큰 권한의 일을 맡게 되는 것이죠.

"주어진 업무->성과를 냄->더 많은 권한을 받아 새로운 업무 추진"이라는 과정을 통해 본인의 comfort zone을 벗어나 빠르게 성장하고 권한을 가지는 것이 바로 스타트업에서의 성장 방정식이다.

그래서, 지금 스타트업에 있으면서 "내가 과연 성장하고 있는가?(혹은 앞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태스크가 아닌 성과와 권한의 관점으로 다시 바라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4) 달라 보이지만 구조는 같다 : '사업' 은 큰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

주니어는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에 '안 가본 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 처음 스타트업에 왔을 때 고민했던 것은, 나중에 이직할 때 내가 네이버 출신이 아니라 이직이 어려우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이었어요)


하지만 사업의 본질은 똑같습니다. 가치를 창출해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 그 안에서 운영 업무도 있고/파트너 케어도 있고/전략도 있는 것이죠.

우리가 막연히 구글/쿠팡/페이스북을 동경하지만 기업들의 '사업적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쿠팡(커머스) : 좋은 물건을 싸게 가져온다/판다
구글(광고 플랫폼) : 사용하는 유저를 늘린다/광고주를 모은다
페이스북(광고 플랫폼) : 사용하는 유저를 늘린다/광고주를 모은다


스마트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들을 잘 해결하고 주어진 상황에 몰입해 성과를 만들어낸다면 '사업적 능력'은 어떤 산업에 가도 적용 가능한 방식입니다. 막연히 "내가 네이버 출신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이직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지금 있는 곳에서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성과를 내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명확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

"1년 후에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어서 불안하다"는 불안감을 토로한 적이 있었어요. 이에 관해 동료분께서 이야기해준 이야기가 정말 정말, 인상 깊어 공유하고 싶어요.

내가 지금 불안한 이유는 나의 위치가 우리 회사에서 최전선에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우리가 겪어왔던 모든 순간에서의 최고치이고 첫 경험이죠. 대기업에서는 내 앞의 커리어가 눈에 보입니다. 그것을 명확하게 표현한 것이 '직급'이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보일 뿐이고요.


생각해보니까 그러더라고요, 저는 정말로 이 회사는 성공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안했던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이 말을 듣고 나니 알게 되었어요. 제 불안함은 스타트업이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불확실성이더라고요.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불안하다면, 이 불안의 본질을 잘 알아보세요.

회사의 존재(생존할 수 있는 회사인가)에 대한 불안인지, 혹은 성장하는 회사에서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불안함인지요.


이곳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곳이에요. 더 좋은 분들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이 분들과 어떤 일을 함께 할지 더 기대되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1년 후에 무슨 일을 할지는 모르지만 나의 1년 후가 기대되는 곳

저는 "나의 1년 후를 모르겠다는 불안함"보다 "1년 후의 마이리얼트립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기 때문에

아직은 더 오래 있을 만하다는 생각이랍니다.


3. (특히 주니어들이 가지는) 좋은 리더에 대한 환상

이 내용 또한 동료분께서 말씀해주신 내용을 조금 더 정리해보았습니다.

업계에서 유명한 리더들이 있는데 가끔 주니어 중에서 이런 사람들에게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어요. 크게 2가지라고 하셨는데요.

"배민에 가야 저렇게 유명해지고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저런 사람 밑에서 일해보고 싶다"
'"배민에 가야 저렇게 유명해지고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배민에 있어서 뛰어난 게 아니라 유명해져서 배민에서 스카웃해간 것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당연히 업계에서 알려진다.
"저런 사람 밑에서 일해보고 싶다"
==> 만약에 리더를 따라 들어갔다가 그 사람이 퇴사하면? 본인의 커리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팀장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 너무 단순히 생각하지 말 것


동료 분도 지금 큰 스타트업들의 C레벨은 모두 알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제는 직장이 브랜드가 아닌 개인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이고 개인이 성과를 낸다면, 자연스레 알려질 것이라고도 말해주셨어요.


4. 추가로 주니어들에게 해주고픈 조언

이 부분은 동료분께서 덧붙여주신 말씀인데요. 커리어에 대한 걱정 때문에 지금 하는 일에 몰입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하지 않고 불평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커리어에 관해 고민하더라도 일에 있어서의 중심을 잘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말씀 주셨어요.

생각나는 짤...


5. 위의 모든 것들의 대전제 - "성장하는 회사인가?"

솔직히, 객관적인 조건들로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할 수가 없습니다.

급여도, 복지도, 시스템도 모든 것들이 부족하죠. (리스크는 기본으로 깔고 감!)


스타트업의 강점은 '성장성'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서 개인의 커리어를 빠르게 키우는 것이 바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이유이죠.(여기서 빨리 성장해서 대기업으로 이직하거나 or 이곳을 미래의 네이버로 키워서 내가 많은 사람을 관리하는 자리에 있거나! 룰루!)


하지만 이런 '빠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하는 회사"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지 '선순환 Loop'에서 커리어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죠.

회사는 시장의 성장을 뛰어넘을 수 없고, 직원은 회사의 성장을 뛰어넘을 수 없다.
반대로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 그 안에 있는 조직원이 따라서 성장하게 될 수는 있다.


그래서 만약 스타트업을 본인의 커리어로 선택했다면, 그곳이 성장하는 회사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위에서 설명한,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개인의 커리어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이유들이 성립할 수 없으니까요.


제가 스타트업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고민해왔던,

스스로도 명확히 하지 못했던 질문들과 불안함들에 대한 질문과 답변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또한 이 모든 것에 대해 클리어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항상 나의 글에 대한 모티베이션을 주는 내 글의 뮤즈인 동료분께 감사하며 이 글을 쓰고 공유합니다.

- 소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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