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상대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법
그동안 경험했던 일련의 경험들을 종합해보면서
'상대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이를 잘 모르고 살아가는지 알게 되었어요.
일을 할 때에는 너무나 '상대의 관점'을 자연스럽게 고민하고 그에 맞게 일해왔는데
일상생활에서 이렇게 적용하는 건 또 다른 일이더라고요.
엄마 저는 28살이에요
지인분 아버님의 장례식으로 지방에 가게 되었어요. 소중한 인연이라 멀지만 가기로 결정했고, 회사를 마치고 가다 보니 끝나고 1박을 하고 그다음 날 올라오는 일정으로 가게 되었어요. 이 얘기를 엄마한테 했더니 엄마는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가지 말라고 역정을 내셨어요. (아마 제가 너무 힘들 거 같아 그러셨겠죠)
하지만 조금 울컥하더라고요. 저의 인생이 있고 제가 결정한 상황인데 7살에게 이야기하듯이 제게 말씀하셨거든요. 그래서 엄마한테 "나는 내 행동에 책임지고 행동할 권리가 있다"라고 이야기하고 엄청 차갑게 이야기하고 나왔어요.
나중에 이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차라리 "~~ 님이 &&회사에서 NN를 맡고 있는 분인데 좋은 인연을 맺어두면 나중에 도움이 될 거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했으면 오히려 어머니는 아무 말도 안 하셨을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머리에서 반짝! 했었어요. 실제로 그러셨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요.
어쨌건 이날 제가 원했던 결과는 '외박'이었고, 이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저의 마음과, 감정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제가 이렇게 행동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결과를 말하는 게 엄마(혹은 어른들)에게 통하는 '언어'이더라고요.
남자 친구 소개도 사업보고서처럼
이번에 아빠에게 남자 친구를 소개할 예정인데요. 거의 IR 보고서처럼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아빠에게 이 사람을 소개할 때 나와 이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얼마나 많은 가치를 공유하고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가 아빠에게 먹히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이죠.
아빠는 설득될만한 논리와 근거를 바탕으로 어떤 결과(경제적인 부분)를 얻을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남자 친구가 속한 업계의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될 거고, 그의 직무에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앞으로 10년간의 플랜은 어떤지 등등을 보고서처럼 준비하고 있어요.
분명히, 이전의 대화와는 다른 양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대화'의 정의는 "둘 이상의 실체 사이의 상호적인 언어 소통"이라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같은 '언어'를 쓴다고 대화가 통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같은 '한국어'를 쓰면서라도 서로에게 적합한 언어로 변환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항상 그렇게 이야기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파악이 물론 선행되어야 하고요.
앞으로 다른 이와 대화할 때, 그는 어떤 가치가 중요한지
어떤 답을 듣고자 하는지 생각해보시면 더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만들어가실 수 있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