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포더의 『마음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를 읽고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읽고 어느 정도 감흥을 받은 사람이 호기심삼아 많이들 이 책을 샀을 것이다. (오 이 책은 앏네? ㅋㅋ) 그리곤 많이들 Fucked up 했겠지. 스티븐 핑커의 논조가 '경험적, 실전적'이라면, 제리 포더의 논조는 '논리적, 철학적'이다. 한 마디로 존나 어렵다. 앏은 게 장땡이 아니라는 사실들을 많이들 깨달았길 바란다. 난 두꺼운 책이 좋다. 왜냐면 쉽기 때문에 (하지만....최근에 읽은 피터 마이클 스티븐 해커와 맥스웰 베넷의 『신경과학의 철학』은 진짜로 멘붕이었다. 두껍고 어렵다...)
여튼. 제리 포더는 스티븐 핑커의 낙관론 (언젠간 모든 것을 알아내지 않을까?)를 무척 회의적으로 본다. 자기 말로는, 인지과학의 고전적 계산주의 마음이론의 한계가 너무 명백하고, 이것 때문에 걱정이 되어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또 딴소리지만, 심리철학의 문제를 다 풀었고, 걱정될 거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신경과학의 철학』을 읽어 보길 바란다.)
인지과학은 통사적인 수준에서는 잘 설명하지만 귀추적 추론 수준에서는 한계를 보인다. (말이 너무 어렵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신경적 수준의 완벽한 환원적, 실험적 증거들이 고차원적 단계, 즉 물체인식이나 의미학습, 의식 등에서 전혀 쓰이지 않고, 다른 수준으로 설명된다고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모서리 탐지에 대한 신경학적 원리를 매우 잘 알고 있지만, 할머니 인식에 대한 신경학적 원리까지 그 환원적 견지를 유지하지 못한다)
이 사람의 주장은 어느 정도 노암 촘스키의 논지와 비슷한 면이 있다. 진화는 필요없다. 혹은 진화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그런 얘길 하는 것 같다) 모듈은 중요하지 않거나,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그렇게까지 많지 않다. 모듈을 정의하는 법이 틀렸다. 블라블라.
물론, 나의 견해는 진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고, 지은이의 진화에 대한 견해로 나는 전혀 설득되지 않았다. 그건 내가 고집불통이라서가 아니라, 지은이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어서이기 때문이라고 빌어 본다. 물론 나도 인지과학의 현재 상태에 대해 무지하게 걱정하는 입장이지만, 거기에 진화가 중요하지 않다는 논증으로 풀리리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다.
1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