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왼쪽 무릎이 아프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가 싶기도 하면서 벌써 이렇게 아플 나이인가 서글프기도 했다. 운동량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몸에 안 좋은걸 한다거나 특별히 몸에 무리하는 일도 안 하는데 왜 이럴까 생각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이유 하나를 알 수 있었다. 나의 방은 7~8년째 거의 그 모습 그대로다. 구조가 같다는 말이다. 8년 만에 나의 습관 하나를 발견했다. 항상 왼쪽 무릎으로 침대를 짚으며 눕고 있었다. 8년 만에 깨달은 이유는 침대가 푹신함에도 무릎에 통증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몸이 안 좋으니 그런 순간이 온 것이기도 했겠지만.. 일단 회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모습을 스스로 2주 정도 자세하게 관찰을 해봤다.
나는 저녁에 집에 가면 침대에 누웠다 일어났다를 굉장히 자주 했다. 자기 전까지 매일 7~8번 정도는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계산해봤다. 8번 x 365일 x 8년 = 23,360. 무려 2만 3천3백60번이다! 조금 줄여도 2만 번은 이 동작을 계속해 온 것인데, 몸의 약해짐과 함께 좋지 않은 습관의 반복이 현재의 통증을 만든 게 아닌가 싶었다.
이제는 무릎을 사용하지 않고 천장을 바라보며 등과 엉덩이 부터 누우려고 노력 중이다. 회복이 있기를 바란다.
최근 3~4년은 이 얘기를 들어본 적이 사실 없다. 그런데 대학 졸업 후 2~3년 동안은 이 말을 자주 들었었다. '너 글을 좀 잘 쓰는 것 같아.' 물론 내가 쓰는 글 이래 봤자 사업제안서 혹은 우리 프로젝트를 알리는 SNS와 블로그에 '호소의 글' 정도였지만 읽은 사람이라면 대개 이런 말을 많이 해주었고 호응도 좋았던 걸로 기억을 한다.
기분이 좀 이상했다. 왜냐하면 나는 한글도 초등학교 3학년 정도가 돼서야 겨우 깨우쳤고, (당시에도 보통 아이들보다 느렸음) 책도 그리 많이 읽은 사람은 아니었으며, 중. 고등학교 때까지는 이런 소리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대학시절은 나에게 무엇을 남겼나를 돌아보게 됐다. 나는 행정학과 역사학을 복수 전공했는데 과제도 시험도 모두 글을 써야 했다. 한 학기에 보통 6개 과목을 수강했고 중간, 기말 각각 2번의 시험을 봤다. 과제도 평균 2개 정도는 됐었던 것 같다. 또 계산을 해보았다. 6개 과목 x 시험 2번 x 과제 2개 x 8학기 = 192. 약 200편을 억지로? 라도 계속 글을 써온 것이다.
A4 10장짜리 독후감 과제도 있었고, 소논문도 있었고, 시험은 주로 B4 용지 앞뒤로 1~2장씩은 썼던 것 같다. 이게 쌓이고 쌓여 졸업 후에 뭔가 하려고 했을 때, 특히 글을 쓰려고 했을 때 도움이 많이 된 걸로 예상한다. 그래서 기회도 많이 얻은 것 같고.. 어쨌든 졸업할 때 4년 동안 뭘 배운 거지 싶었는데 하나는 얻은 건가 싶었다.
최근에 '너 글 잘 쓰는 것 같구나'라는 얘길 들어본 적 없는 건- 그만큼 꾸준하게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나름의 추측을 해본다.
운동선수와 예술가들의 삶을 보며 배우는 게 많다. NBA 레전드 코비 브라이언트는 선수생활 내내, 은퇴할 때까지도 '난사 왕'이라는 욕을 먹었지만 어쨌든 그는 레전드다. 그리고 지독한 연습벌레다. 선수 생활 중 백넘버를 8번에서 24번으로 바꿨는데 하루 24시간, 그리고 농구 공격 제한 시간인 24초를 본떠 매시간 매 초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단다. 최고의 선수임에도 누구나 인정할 만큼 가장 열심히 연습하는 선수였다. 그리고 중요한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순간을 수차례 연출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같은 작가들은 매일 4~5시간씩 아침부터 글을 쓴다고 한다. 마치 회사원이 정해진 시간에 매일 출근해서 일을 하듯 말이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 전 세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을 내놓고 있다. 소위 시대에 영감을 주는 사람들은 단순하고 꾸준하게 뭔가를 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것 같다. 이것이 최고의 재능일지도 모르겠다.
어제 TV를 보는데 알쓸신잡 시즌1 강릉 편이 나왔다. 유시민 작가가 김영하 작가에게 물었다. “작가의 1퍼센트 영감은 어디서 오느냐?”. 김영하 작가는 미국 소설가 스티븐 킹의 말을 인용하며 답을 했다.
뮤즈를 기다리지 말라. 대신 뮤즈가 몇 시까지 오면 되는지 알려줘라.
시간을 정해놓고 일을 하라는 말이란다. 그렇게 하면 뮤즈가 택배기사처럼 찾아오는 것이라고..
무엇을 하든 결심을 했다면 그 이후에는 철저하게 자기 영역인 것 같다. 많은 동기부여와 도움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결심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우선순위와 시간 활용이 중요한 것 같다. 항상 이것이 어렵다.
많은 사람의 거창한 이야기가 있지만 '무릎을 탁 치는!' 가장 명료한 답변이 있는 것 같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