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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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편지에는 얼마 전 느낀 오묘한 감정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벌써 25년 가까이 같은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변한 것도 많고 변하지 않은 것도 많은데, 요즘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 것들이 참 고맙게 느껴지더라고요. 20년 전 중학생 시절에 마을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녔습니다. 여러 기사님들이 있었는데 다들 의욕과 기운이 넘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일주일에 1~2번은 버스 안. 밖에서 싸움도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좁은 동네에서 상대 운전자들, 탑승객들과 잦은 말싸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에 가고 성인이 되면서는 그 마을버스를 탈 일이 별로 없었는데요. 작년쯤인가, 20년 전에 자주 봤던 기사님이 아직도 버스 운전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한눈에 알아봐서 너무 반가웠는데, 한편으론 깜짝 놀랐습니다. 힘이 넘치고 성격도 셌던 그 아저씨가 어느덧 노쇠한 백발노인의 모습을 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순간 '나의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구나!' 느껴졌습니다. 너무 또렷한 느낌을 받아서 지금까지도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나이를 먹고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은 빨리진다고 합니다. 제 삶에 그 속도가 빨라지는 지점을 명확하게 알게 해 준 순간이자 사건이어서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내 시간의 흐름을 느낄 때
언제나 어리고 젊을 수는 없을텐데요.. 내 시간이 흘러가고 있음을 느낄 때, 그 순간과 감정을 글에 담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시간도 흐르고 우리 삶도 계속 될 이번주-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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