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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타보이 phil Oct 02. 2020

#1.초등학생들과 대화했습니다.

세모람 이야기 #1.

오늘은 친한 동생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3명을 만나봤습니다. 책은 읽고 있는지, 뭐를 읽고 있는지, 책이 싫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등등을 물어보고 싶어서요. 사실 초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요. 딱 30분, 짧은 시간이어서인지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


맛있는 간식을 사주려 했는데.. 저를 배려한 건지 편의점에서 과자 등등이 제일 좋다고 하더라고요 

(귀여운 녀석들 ㅎㅎ)


질문을 많이 했는데 몇 개만 정리해봤습니다.


#1. 시간 날 때 뭐 하는 게 제일 좋아? 취미가 뭐니?

- 축구가 제일 재밌어요. 게임도 좋고요.


#2. 책은 많이 읽어?

-아빠가 명심보감을 몇 년 전에 사줬는데 아직도 못 읽었어요. (매우 해맑음)

-안 읽어요. (표정에서 이미 지루함)

-엄마가 읽으라고 시키는데 재미가 없어요. (씁쓸한 미소)


#3. 그럼- 책이 매우 좋다 5점, 매우 싫다 1점. 1~5점 점수를 준다면?

-음.. 2점이요.

-저도 2점.

-저는 -5점이요.

-> 마이너스도 있어요? 그럼 저도 -5점이요. 저도요!!


#4. 왜 싫어?

-자꾸 선생님이 줄거리를 써오래요.

-맞아요. 읽으면 숙제가 생겨요.

-시켜서 읽는 경우가 많아요. 맨날 책 내용을 써오래요.


#5. 재밌게 읽은 책은 있어? 만화도 괜찮아 / 어떤 책 읽어보고 싶어?

-명탐정 코난이요 + who 시리즈 ‘파브르’ / 추리물을 더 많이 읽고 싶고 세균, 바이러스, 곤충 얘기를 좋아해서 그런 책 더 많이 읽고 싶어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 who 시리즈 오바마 ->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이 인상적이었어요. / 그림이 많은 책을 더 읽고 싶어요.

-who 시리즈 손흥민이요. 축구가 좋고 손흥민이 좋아서요. / 읽고 싶은 책은 없어요.


#6. 책 읽으면 좋은 게 있을까?

-엄마 잔소리가 없어져요.

-귀찮긴 한데 지식이 쌓이고 머리가 좋아지는 것 같아요.

-게임이나 축구만큼은 아닌데 재미있기도 해요. 또 유익하고요.


얘기를 듣다 보니 어린이들의 책 읽기가 주로 필독서 위주의 독후 활동으로 진행되는 것 같은데, 이런 접근 방식이 교육 효과는 좋을지언정(정말 그럴지도 궁금) 안 그래도 재미있는게 많아지는 세상에서 책 이란 매체를 더 멀게 만드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세 아이의 말만 들은 것이고,

들어온게 있어서 그런지 자기들도 느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많이 읽으면 ‘똑똑해진다, 유익하다, 좋다’는 생각은 아이들도 가지고 있었고 관심 있는 인물과 궁금한 분야에 대해선 본인들도 책을 읽고 싶은 의지?같은게 있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책 읽고 독후 활동 등의 숙제가 생기는건 생각보다도 더 많이 싫어하는 것 같고요.. 지난주에 세모람 콘텐츠를 같이 만들고 있는 교대생도 비슷한 말을 해주었는데요. 그래서 커리큘럼 방식이 아닌 퀘스트 방식의 진행을 제안해주기도 했는데, 고민할 지점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남학생들은 확실히 운동과 게임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고, 여학생들은 또 어떨지 궁금합니다. 다음엔 학부모님들도 만나봐야겠습니다!


어쨌든 영어 선생님이 바뀌면 좋겠다는 마지막 립서비스까지!ㅎㅎ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마무리한 시간 :)


*다음 게시물에서는 미국의 인지신경학자 메리언 울프가 쓴 ‘다시, 책으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책 읽기가 필요한 이유를 좀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모람_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emoram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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