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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타보이 phil Jun 21. 2021

'경제 저성장과 구독 경제'

<구독경제소유의 종말> 전호겸 저자의 랜선 모임

저자와 함께하는 랜선 책 모임 세 모람에서 지난 6월 8일 <구독경제 소유의 종말> 전호겸 저자와 랜선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진행순서

1. 저자의 미니 강연 : 책 소개 및 핵심 인사이트 정리

2. 참가자와 저자의 질의응답 시간

3. 저자의 클로징


1. 저자의 미니 강연

글로벌 IT 대기업을 일컫는 MAGA(MS, Apple, Google, Amazon)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업들에게 공통점이 있는데요. 구독경제 회사, 구독서비스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리서치 그룹 가트너는 2023년 전 세계 기업 75%가 구독 서비스를 시작할 거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우선 MS.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던 회사였지만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위기를 겪었죠. 지금처럼 다시 살아난 큰 이유 중 하나가 애저(AZURE)라고 불리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때문이라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구독 서비스입니다. 뿐만 아니라 MS 오피스도 기업용 윈도우도 구독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애플은 애플뮤직, 애플티비+, 아이클라우드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통합 구독 서비스 Apple One을 내놓았고요.


그리고 구글. 이제는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너무 친근한 유튜브를 비롯해서 대표적인 무료 서비스였던 구글 포토도 구독 서비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이슈가 있어서이기도 한데요. 위치 정보 등을 수집해서 맞춤형 홍보를 통해 돈을 벌고 있었는데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되니 구독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가고 있는 거죠.


아마존은 구독 서비스의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도 구독 서비스 방식이고요.


MAGA 말고도 구독 서비스의 다양한 사례가 있어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도 ‘자율주행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있죠. 상용 시기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런 상황이 올 경우 구독 서비스에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이동수단일 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거실이자 움직이는 사무실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이동하면서 영화와 게임도 더 많이 즐기고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소프트웨어 등의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 볼 수 있죠.


우리나라의 두 빅 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구독 서비스를 계속해서 늘려가는 중이고, GS25 같은 편의점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는 시대예요.


사실 구독 서비스가 대단한 개념은 아니에요. 예전부터 신문이나 우유 등의 구독 서비스가 우리한테 익숙하니까요.


아마존 프라임이 구독 경제의 클래식이라 말씀드렸는데요. 모건스탠리의 자료에 따르면 일반 회원보다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한 사람들이 약 4배 정도 더 많은 소비를 한다고 해요. 금액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방문수도 약 46% 정도로 많이 들어오고요.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더 많이 쓰는 거겠죠?


이런 효과들이 있어서 기업들도 더 많은 구독 서비스를 발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시점에 구독 서비스가 부상하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어요. 도시화, 미니멀 라이프, ESG의 강조, 모바일 시대 등.


그런데 가장 큰 이유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저는 ‘경제 저성장’을 들고 싶어요. 책 제목도 ‘구독 경제 소유의 종말’인데요. 이것이 경제 저성장으로 인한 강제 소유의 종말이라 말할 수 있거든요.


작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 정도고, 세계 경제 성장률은 -3~4%였어요. 최근 10년 사이를 봐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2~3% 였고요.


2010년 전만 해도 7~8%인데 이 정도면 경제가 10년에 2배씩 뛰어요. 10년 지나면 2배, 20년이면 4배씩 부자가 되는 거예요. 지금은 이럴 수가 없는 상황이죠. 


제가 중. 고등학교 때 가장 많이 본 기사 제목들이 과소비, 흥청망청 같은 거였거든요. 신토불이가 많기도 했고요. 외국 물건 쓰지 말고 우리 것 쓰자고.


현재를 보면 최근 10여 년 사이 주식 시장에 활황은 있지만 경제 성장은 잘 안되고 있죠. 경제 위기가 일상이니 물건을 예전처럼 생산하거나 구매하는 형태로 쟁여놓을 수 없는 상황인 거예요. 이런 환경이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이용하는 상황으로 넘어간 거죠. 그래서 경제 저성장이 구독 경제가 부상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변화들을 인지해야 하는 동시에 빅 테크 기업들이 서비스 영역 대부분을 자신들의 구독 서비스로 만드는 상황들도 살펴봐야 하죠. 구독 경제가 메가트렌드인 동시에 구독 경제의 명암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고민 등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더 나눠보도록 해요. 



2. 참가자와 저자의 질의응답 시간


Q. 작은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도 구독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을까요?


A. 니치 시장이란 말이 있잖아요. 작은 스타트업과 소상공인이 구독 서비스를 하려면 작고 좁게 시작해야 한다고 봐요. 특정한 누군가를 위한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죠. 사람들은 누구나 불편하게 느끼는 것,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까요.


대기업이 모든 걸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기업들은 일정 수준 이상 매출이 안 나오거나 시장 규모가 없으면 비즈니스를 안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소상공인 또는 작은 기업일수록 니치 시장에 초점을 맞춰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봐요.


최근 창작자들의 구독 시장도 뜨겁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네이버와 카카오의 서비스들을 봐도 그렇고요. 글을 쓰거나 영상을 만들거나 웹툰을 그려서 돈을 버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잖아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있는 사람, 남들이 보지 못하는 누군가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구독 경제 안에서도 충분한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구독 경제 시대에 지역상권, 지역 경제는 어떤 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을까요?


A. 하이퍼로컬(hyperlocal)이란 개념이 있어요. 동네 기반으로 형성된 커뮤니티 서비스와 중고거래, 지역광고 등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해서 새로운 성장성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예를 들어 전에는 지역 맛집을 차 타고 갔잖아요. 이제는 밀키트로 넘어가는 시대로 왔고요. 온.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결합하는 모습이라 볼 수 있죠.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노인 돌봄 서비스 분야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고요. 일자리 창출도 되니 의미가 있죠.


이런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쉬운 점은 정치권 차원의 관심과 정책적 실행이 필요할 텐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에요.


글로벌 리서치 그룹 가트너는 2023년에 전 세계 기업의 75% 이상이 구독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서비스 영역을 빅 테크 기업들이 지배할 수 있겠지만 큰돈이 안 되는 건 안 하거든요. 이 영역들을 소상공인이나 지역의 작은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어야겠죠.


당근 마켓 같은 곳을 활용하는 등의 방식이 있을 텐데요. 그런데 하이퍼로컬도 결국 점점 플랫폼이 장악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 문제가 보이기도 해요. 그래서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점점 플랫폼화 된 세상, 구독 서비스가 일상인 세상이 어떤 모습이고 어떤 문제들을 일으킬지 더 많이 생각해봐야 하는 시대를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제 일상에도 점점 구독 서비스들이 많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동시에 쓰레기도 더 많이 발생하는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이것은 배달 과정의 문제이지 구독 경제에 의한 문제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구독 경제에서는 오히려 물건을 덜 만들거든요. 소유가 아니라 사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 면에서는 구독 경제가 환경에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구독 모델로 비즈니스를 만들 때 고려할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실패사례로 *무비 패스를 이야기했는데요. 더 이야기해주실 부분이 있을까요?


A. 구독 모델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어려운 비즈니스라고 생각해요. 사람만 모으면 저절로 돌아가는 거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죠.


*무비 패스 경우도 생각지 못한 비용들이 많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체리피커였다고 봅니다. CEO 말을 들어보면 이용자 중 20% 정도가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화장실만 쓰거나 누굴 만나는 등의 활동만 해서 망했다고 하더라고요.

*무비 패스 : 오프라인 영화관에서 영화 한 편 보는 값으로 한 달 내내 매일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

*체리피커 : 자신이 원하는 것만 취하는 행위


이런 걸 보면 특히 오프라인 영역에서 구독 서비스를 하는 일은 어렵다고 느껴져요. 물론 온라인도 규모를 키워야 하니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겠지만요.



Q. 저도 모르게 구독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가 늘어나는 요인들은 공감하는데요. 더 효율적이거나 더 경제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아요. 그래서 구독 경제 상황을 좋게만 봐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A. 구독 서비스가 하도 많이 생기니까 구독 서비스를 모으고 정리해주는 서비스들도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저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구독 경제가 성장하는 시기인데요.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지금 빅 테크라 말하는 몇 개의 기업이 대부분의 서비스 영역을 구독 서비스로 가져가지 않을까, 다른 작은 회사들은 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유튜브를 생각해볼게요. 비슷하게 느껴지는,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가 생각나시나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사이에 동영상 서비스 시장을 가져가 버렸죠. 네이버 같은 큰 회사도 의미 있는 대응을 하기 어려웠고요.


미국도 아마존이란 회사가 점점 더 많은 영역으로 뻗어가고 있고, 미국에서 쿠팡이 100조 가치로 상장을 한 이유도 한국의 아마존으로 평가를 받아서이고요.


이처럼 한 두 개의 회사가 다 해 먹는 상황이 오는 것을 구독 경제 최악의 시나리오라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처럼 가면 10년 안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정치권도 그렇고 일반 시민들도 이런 상황에 의구심을 품지 않는 것, 넋 놓고 있는 것이라 보여요.


이 책을 쓰기까지 4년이 넘게 걸렸는데요. 긴 시간을 들여 굳이 책을 낸 이유도 단순히 새로운 비즈니스를 소개하려는 것이 아닌, 이전까지 없던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때문에 냈거든요. 어두울 수 있는 사회 문제를 알리고 싶었어요.


제 생각인데 기업들도 이런 상황 속에서 대응하기가 어려울 거라고 봐요. 전통 대기업들은 새로 생긴 빅 테크 기업 쫓아가기 바빠서 생각할 여력이 없고요. 빅 테크 기업들도 예전과 다르게 글로벌 기업들과 정면승부를 해야 하니 상황이 녹록지 않죠.


정치권 차원에서의 대응도 필요한 상황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Q. 구독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더 많은 개인 정보가 빅 테크 기업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용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개인은 구독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어떤 해결 방식이 있을까요?


A. 우리 모두가 느끼는 것처럼 구독 경제가 양날의 검이긴 합니다. 편리함이 있는 동시에 나의 개인정보가 소수 기업에 모두 들어가는 상황이 점점 더 많이 발생하죠. 개인정보 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이런 추세가 더 강해졌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사실 많지 않다고 봅니다.


그만큼 굉장히 어려운 문제죠. 제도적인 차원에서 해결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스토니아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에스토니아에서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개인 아이디를 발급받고 개인인증정보가 시스템에 저장돼요. 전자주민증인 E-ID를 통해 약 2000개가 넘는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인데요. 뿐만 아니라 시스템 안에서 내 개인정보가 어디서 활용됐는지 확인하고 신고도 할 수 있어요. 


개인정보를 모아 서비스를 추천받고 이용하는 *ID경제가 더 활산 될 테고요. 구독 경제의 핵심이 ID경제와 데이터에 있다고 볼 수 있으니 에스토니아와 같은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ID경제 :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된 상세한 데이터 (in-depth data)을 활용하여 경제, 정치, 행정 그리고 기업경영과 관련되어 각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경험)와 제품을 제공하는 것. 전호겸 저자가 최초로 네이밍 하고, 여러 칼럼을 통해 소개한 개념.



3. 저자의 클로징

바쁜 시간 내서 많이 찾아주셔서 반가웠고요 너무 고맙습니다. 남겨드린 연락처로 연락 주시면 최대한 친절한 답변드릴 수 있도록 할게요!


미래에 메가트렌드이기도 한 구독 경제에 더 많이 관심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넘버원의 삶을 넘어 온리원의 삶을 사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저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kokids77

**저자 이메일 : kokids77@naver.com



저자 전호겸

법학을 공부했다. 국제거래법 석사, 상법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고려대 법학연구원 회사법센터 연구원 활동을 했으며, 현재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 겸 연구교수다. 대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 신사업 개발, 스타트업 발굴과 오픈 이노베이션, 비즈 인사이트 발굴, 지속가능 경영 등 혁신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국세청, 검찰, 서울특별시, 교육청 등에서 자문위원 및 각종 위원 등을 역임했다. 경제부처와 대기업 등에 구독 경제 관련 자문을 했으며, 그랜드 마스터클래스 2020 연사다.


경제 칼럼니스트로 다양한 언론매체에 구독 경제, 비즈니스 모델 혁신, 공유경제, 해외 혁신경제 사례 등에 대한 칼럼을 기고했다.



세모람 - 저자와 함께하는 랜선 책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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